세계 최대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JWST)이 450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초기 단계의 원시별(protostar)을 포착했다. 별에서 분출되는 파란색과 주황색 먼지로 모래시계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원시별은 형성된지 10만년에 이른다. 하지만 길고 긴 별의 일생에선 초기 단계로 사람으로 치면 신생아 수준에 머문다. 천문학계는 이 사진이 태양계를 포함해 은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JWST가 황소자리 별 형성 지역인 암흑성운(Dark Cloud) L1527에서 포착한 원시별 이미지를 공개했다.
애초 원시별 주변 빛은 열에너지이기 때문에 적외선으로만 볼 수 있다. JWST가 사용하는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원시별 주변 빛의 파장대가 맞아 촬영할 수 있었다는 게 나사의 설명이다.
JWST가 포착한 원시별은 주변으로 주황색과 푸른색 빛을 모래시계 모양으로 내뿜고 있다. 원시별 주변으로 빛이 내뿜어져 나오는 현상은 원시별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영향이다. 원시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질이 우주 공간의 수소분자와 만나면서 충격과 난기류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주변에 새로운 별의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원시별은 가운데 형성된 검은색 영역에 있어 직접 관측되지는 않았다. 별은 태어날 때 원반 모양으로 주변 물질들을 빨아들이는데, 측면에서 촬영하면 검은 띠로 보여 원시별 자체 모습은 볼 수 없다.
JWST를 운영하고 있는 손상모 미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수석연구원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위아래로 뻗은 주황색과 푸른색 빛은 원시별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주변의 먼지와 만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먼지가 두텁게 있는 곳은 주황색, 상대적으로 얇게 있는 곳은 푸른색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실제 원시별은 가운데 살짝 검게 보이는 가로선 뒤에 숨어 있는데, 별이 태어날 때 원반 모양으로 물질을 빨아들여 옆에서 보면 검은 띠로 보인다”며 “원반의 크기는 태양계 정도 크기”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포착된 원시별은 탄생한 지 10만년 밖에 안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인간 수명으로 계산하면 신생아에 머무는 수준이다. 원시별은 수백만년 동안 수축을 거듭하고 밀도가 높아지면 핵융합을 통해 비로소 별이 된다.
JWST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오후 우주로 향했다. NASA는 올해 7월부터 JWST로 관측한 우주 이미지를 대중에 공개하고 있다. 기존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성능을 100배 가까이 끌어올려 선명하게 먼 우주를 볼 수 있는 JWST의 관측 사진이 공개되면서 우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JWST는 나사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등이 100억달러(약 13조원)을 투입해 개발한 우주망원경이다.
강성주 국립과천과학관 연구사는 “JWST는 기존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더 멀리 관측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보여주고 있다”며 “나사 측도 앞으로 있는 우주망원경 관련 투자를 염두에 두고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새로운 우주 이미지들을 홍보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JWST를 이용한 관측은 천문연구자들에게 태양계·은하계·외계 등에 대한 연구제안서를 받고 통과된 프로젝트에 한해서 진행된다. 통과된 연구제안서는 STScI가 마련한 JWST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