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조선DB

지난 6월 두 번째 시도 끝에 발사에 성공한 첫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와 국내 기술로 독자 생산한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이 올해 한국의 산업발전을 이끈 기술에 선정됐다. SK넥실리스가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이온 전지용 동박 제조기술과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세계 최고 화질 퀀텀닷(QD) 디스플레이도 올해 한국을 빛낸 산업기술성과에 선정됐다.

한국공학한림원은 12일 이들 기술을 포함해 ‘올해 한국의 산업을 이끈 ‘2022년도 산업기술성과 19선’을 발표했다.

국내 공학계 석학와 공대 출신 산업계 리더 1200명으로 구성된 공학한림원은 2006년부터 최신 산업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민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 매년 산업기술성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산업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으로 높은 성과를 이룬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전기와 기계, 건설환경, 화학생물, 재료자원, 컴류팅, 바이오메디컬 등 7개 전문분과위원회에서 추천을 받아 안진호 한양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산업기술성과 발굴위원회를 운영했다.

위원회는 한림원 회원과 관련 기관, 기업으로부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성과를 낸 우수 기술을 추천받아 4개월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기술의 미래 성장성과 시장 기여도, 국가 안보와 기반기술과 같은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했다. 한림원은 “이번에 선정된 19개 기술은 한국의 핵심기술 고도화와 국산화,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선정에서 대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세계 최고 화질의 대형 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밀리미터파용 고유전 안테나패키지(AiP) 기판 기술, LG전자의 무급유 다단 압축 냉동기술이 선정됐다. SK넥실리스가 생산해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리튬 배터리용 동박 제조기술과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튀르키예 차나칼레대교에 적용한 최장경간 현수교 케이블 가설중 정밀 형상관리 기술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이바지한 공로로 산업기술 성과에 선정됐다.

친환경 분야에선 LG화학의 ‘해수 담수용 역삼투(SWRO)막 기술’과 ‘태양광 필름용 폴리올레핀엘라스토(POE)제조 기술’, 한국전력의 ‘세계 최고 수준 이산화탄소 포집기술(KoSol)’이 선정됐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전후륜 독립구동 회생제동시스템과 한국조선해양의 액화석유가스(LPG) 연료공급시스템, 현대제철의 1.8기가파스칼(GPa)급 최고강도 알루미늄 도금 핫스탬핑 기술도 국산 친환경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아 선정됐다.

중견중소기업 부문에선 국산 소재 부품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 혁신 기술이 선정됐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4D 이미징 레이더 센서’, 삼영기계가 개발한 ‘바인더 분사 방식 샌드 3D프린터 기술’,제이오의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 제조 기술’엔알비가 개발한 이동형건축물(RB) 공법을 적용한 이동형 학교 등이다.

방위 우주항공 산업 분야에선 지난 6월 첫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기술과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도산안창호급 초대형 국산 잠수함 기술이 선정됐다. 이들 기술은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두 국내 연구진의 힘으로 확보됐고 산업적 파급력이 큰 분야라는게 선정위원회 측 설명이다.

이밖에 컴퓨터 분야에선 KT의 ‘AI능동복합대화 기술’이, 바이오 분야에서는 GC녹십자가 개발한 ‘헌터 희귀질병 치료제 기술’이 선정됐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은 “ESG 경영과 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전환기를 맞아 이번에 선정된 기술이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