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학술지 표지에 망토를 두른 소방관이 등장했다. 우리 사회를 지키는 영웅인 소방관이 잦은 교대 근무에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가 실린 것이다.
미국 소크 생물학연구소와 UC샌디에이고 의대 공동 연구진은 5일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소방관 대상 임상시험에서 밤낮이 자주 바뀌는 교대 근무에도 10시간 안에 하루의 모든 식사를 마치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루 14시간 지속 단속으로 건강 호전
교대 근무로 밤낮이 자주 바뀌면 신체 리듬이 무너져 암이나 심장병, 당뇨 같은 심혈관대사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소크 연구소의 사치다난다 판다 교수는 간헐적 단식의 일종인 시간제한 식사법이 교대 근무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시간 제한 식사법은 특정 시간 안에만 식사를 하고 나머지는 단식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샌디에이고 지역 소방관 137명을 대상으로 절반은 10시간 안에 모든 식사를 마치고, 나머지는 14시간까지 식사를 하도록 했다. 소방관들은 스마트폰 앱(app·응용프로그램)에 3주간 식사 시간을 기록했다. 두 그룹 모두 채소와 과일, 생선, 올리브유 위주의 지중해식 식단을 따랐다.
임상시험 결과 하루 중 10시간 안에만 식사를 한 소방관들은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이전보다 줄었다. 정신건강도 좋아지고 음주량도 1주일에 세 잔까지 감소했다. 혈당과 혈압이 높았던 소방관도 10시간 내 식사를 지키면서 수치가 호전됐다.
판다 교수는 "교대 근무자를 대상으로 시간내 식사의 효과를 알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정 시간 안에만 식사를 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아질 수 있음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10시간 제한이 '스위트스폿(sweet spot, 최적)"이라며 "간헐적 단식 시간을 늘리는 더 강력한 제한은 지키기 어렵다"고 했다. 연구진은 같은 방법이 역시 교대 근무가 잦은 의료진이나 군인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침 식사는 거르지 않아야 건강에 도움
첫 식사를 언제 하는지도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하버드대 의대의 프랭크 시어 교수 연구진은 이날 같은 저널에 기상 후 식사를 일찍 하면 칼로리를 더 소비하고 허기도 덜 느낀다고 밝혔다.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연구진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 16명을 대상으로 하루는 기상 후 1시간 뒤 식사를 하고, 다음 날에는 5시간 뒤 식사를 하도록 했다. 식사량과 질은 같았다. 연구진은 첫 식사 시간이 늦어지면 포만감을 주는 렙틴 호르몬이 16%나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그로 인해 허기도 두 배나 더 느꼈다.
또 늦게 식사를 하면 전분과 짠 음식을 더 찾았다. 시어 교수는 허기를 느끼면 에너지 밀도가 높은 음식을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첫 식사가 늦으면 칼로리 소비가 줄고 지방도 더 많이 축적됐다.
앨라배마대의 코트니 피터슨 교수는 "식사를 늦게 시작하면 인체가 칼로리를 달리 처리한다"라며 "이번 연구로 아침을 거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연구를 종합하면 기상 후 아침을 일찍 먹고 10시간 안에 모든 식사를 마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길인 셈이다.
참고자료
Cell Metabolism, DOI: https://doi.org/10.1016/j.cmet.2022.08.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