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사상 최초로 지구를 방어하기 위해 진행한 우주 실험이 성공리에 끝났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지난해 발사한 무인(無人) 우주선이 먼 우주에 있는 소행성(小行星)과 충돌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7일 “오전 8시 14분(이하 한국 시각) “지구와 1100만㎞ 떨어진 곳에서 우주선 ‘다트(DART)’가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와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트의 충돌 속도는 초속 6.6㎞로, 시속으로 따지면 약 2만4000㎞, 마하 19를 넘는다.
나사는 이날 다트가 충돌 직전 5분 30초 동안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다트에 탑재된 드라코(DRACO) 카메라가 최종 목표인 디모르포스에 근접하면서 촬영했다. 동영상은 마지막 사진 6장을 제외하고는 실제 속도보다 10배나 빠르다. 6장은 다트가 실제로 지구로 전송한 속도와 같다.
다트가 목표로 삼은 소행성은 태양 주변을 긴 타원 궤도를 따라 도는 작은 천체로, 혜성(彗星)과 달리 휘발성 꼬리가 없다. 다트가 충돌할 디모르포스는 길이가 약 160m이다. 그보다 더 큰 780m 소행성 디디모스의 주위를 11시간 55분 주기로 돌고 있다. 두 소행성은 약 1㎞ 떨어져 있다.
충돌 2.5분 전 사진을 보면 왼쪽에 작게 디디모스 소행성이 보이고 오른쪽에 다트의 목표인 디모르포스가 보인다. 이 사진은 920㎞ 거리에서 찍은 것이다. 두 소행성이 모두 나온 사진은 이것이 마지막이다.
충돌 11초 전 사진은 디모르포스만 보인다. 이때 다트와 소행성 사이 거리는 68㎞이다. 길이 160m인 디모르포스의 전체 모습이 담긴 마지막 사진이다. 충돌 2초 전 찍은 사진은 디모르포스의 표면이 완전하게 나온 마지막 사진이다. 이때 거리는 12㎞이다. 사진에 보이는 표면은 31m 길이이며, 위쪽이 디모르포스의 북쪽이다.
마지막 사진은 윗부분만 보인다. 충돌 1초 전 6㎞ 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는 도중 충돌이 일어나는 바람에 일부분만 나왔다.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폭 16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