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해안 양식장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IEEE 스펙트럼지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대만 정부가 양식장을 반도체 공장에 공급할 전기를 생산할 태양광 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안 양식장은 매년 9억 2000만달러(한화 1조 2301억원) 규모의 해산물을 생산한다. 대만 정부는 400㎢ 면적에 이르는 해안의 양식장에서 전력도 같이 생산하는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새우, 숭어와 함께 전기 생산하는 양식
대만의 에너지기업 홍더 신재생에너지는 지난해 대만 남쪽 지역인 타이난에서 버려진 땅 57만 6000㎡ 면적을 사들여 양식장 24개를 연결할 둔덕을 조성했다. 연못 6개 주위의 둔덕에 42.9㎿(메가와트) 전력을 생산할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했다. 양식장 18개는 연간 100여t의 숭어, 새우 같은 해산물과 함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과 노르웨이, 칠레, 방글라데시 등 여러 나라가 강과 바다 위에 뜨는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하는 수상 태양광 발전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처럼 양식업과 전기 생산을 동시에 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염전 바닥에 태양광 패널을 깔고 바닷물이 증발할 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도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실용성이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내년 말까지 4.4GW(기가와트)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를 추진해 20GW의 태양광 발전용량을 확보하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대만은 2050년까지 지금보다 태양광 발전용량을 8배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대만은 국토는 좁고 인구 밀도가 높다는 한계가 있다.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할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만은 일찍부터 양식업과 결합한 태양광 발전에 관심을 가졌다.
◇수상 태양광 발전, 반도체 특수로 재조명
국립 타이완대 연구진은 지난 2019년 양식장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면 정부가 목표한 발전 용량의 2배인 40GW를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농사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태양전지 패널을 불법 설치한 사례가 많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상당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최근 대만 반도체에 적극 투자하면서 양식업과 결합한 태양광 발전이 재조명받고 있다. 대만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TSMC를 비롯해 반도체 관련기업만 수백 개가 넘게 있다. 글로벌 기술 거대 기업들이 대만에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R&D) 센터를 잇따라 설립하면서 전력 확보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전문가들은 해안가의 양식장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이 전력 확보와 함께 어촌을 되살릴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스펙트럼과 인터뷰에서 "젊은층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어촌이 위축되고 있다"며 "양식업과 결합한 태양광 발전이 어민의 수익도 늘리고 전통적인 어촌 공동체를 되살릴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의 산업기술연구소(ITRI)는 최근 타이난에 양식업체의 태양광 발전을 지원할 연구소를 열었다. 수중 태양광 발전 시설로 경제적 가치가 높은 어류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방법을 찾고 있다. 실제로 태양전지 패널이 생산한 전력 일부를 판매하고 남은 전력을 저장했다가 어류 성장 최적화 시스템 운전에 사용하면 양식장 생산량을 30% 이상 늘린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수상 태양광 발전소를 감시하고 있다. 태양전지 패널로 바다나 육지의 동물 서식지를 덮으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친환경 발전소가 생태계에 해를 줄 수 있다는 아이로니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자료
IEEE Spectrum(2024), https://spectrum.ieee.org/aquavoltaics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2019), DOI: https://doi.org/10.1016/j.scitotenv.2019.0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