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울에 열대야가 최장 기록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이 처음으로 '폭염백서'를 쓰기로 했다.
기상청은 연내 발간을 목표로 폭염백서 작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기상청이 장마나 태풍, 엘니뇨(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현상) 등에 대해 백서를 낸 적은 있지만 폭염백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폭염백서에는 그간 우리나라가 겪은 폭염에 대한 기록과 폭염이 발생하는 원인과 구조, 중장기 폭염 전망, 폭염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 등이 담길 예정이다.
폭염 권위자인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이 백서의 주저자를 맡았다. UNIST 폭염연구센터는 기상청이 지원하는 특이기상 연구센터 중 하나로, 폭염이 발생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예보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이명인 교수 연구팀은 최근 폭염 발생 가능성을 열흘 전에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 6월 이 교수는 올여름 폭염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14~16일로 평년보다 많을 것이란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이달 15일 기준 전국 평균 폭염일은 17.6일로 평년(1991~2020년 평균·9.1일)보다 훨씬 많다.
기상청이 이례적으로 폭염백서를 준비하는 이유는 최근 폭염이 극심해지면서 재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올해 5월 20일부터 8월 16일까지 누적된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23명을 포함해 27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77명)보다 13.8% 늘었다.
올여름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무더위가 특징이다. 대기 중 다량의 수증기가 온실효과를 일으키면서 낮 열기가 밤에도 식지 않아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장기간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15일까지 열대야일은 전국 평균 15.4일인데, 당분간 열대야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여름이 끝나기 전에 역대 열대야 2위(2018년, 16.6일) 또는 1위(1994년, 16.8일)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