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충북 청주시 오송읍 한 농가의 비닐하우스가 침수돼있다./조선DB

지난해 한국에서 이상고온과 극한의 추위, 가뭄과 집중호우 등 기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 현상은 재난·재해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낳았다.

기상청은 29일 지난해 이상기후와 피해 현황을 담은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를 포함해 총 12개 부처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제작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발생한 이상고온, 가뭄, 집중호우, 기온 변동을 중심으로 농업·해양수산·산림·환경·건강·국토교통·에너지·안전 총 8개 분야의 피해 현황을 분석한다. 이상기온의 정의와 특성, 산출 방법, 기후변화의 원인 규명과 관련된 국내외 연구도 담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은 양극화된 날씨가 특징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선 2022년부터 227.3일간 이어진 남부지방의 가뭄이 해소된 후 곧바로 여름철 집중호우가 들이닥쳤다. 집중호우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돼 191.3㎜나 퍼부었다. 5월의 평년 강수량은 79.3~125.5㎜다. 장마철 강수량은 전국 660.2㎜로, 평년(356.7㎜)의 거의 두 배다. 장마철 강수일수도 평년(17.3일)보다 28% 늘어난 22.1일이었다.

고온 현상도 빠르게 나타났다가 느리게 사라졌다. 지난해 3월 전국 평균기온은 섭씨 9.4도로, 평년(6.1도)보다 3.3도 높았다. 여름이 끝나가는 9월 평균기온은 섭씨 22.6도였다. 3월과 9월 모두 1973년 이후 평균기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가을·겨울철 기온 변동 폭도 컸다. 지난해 11월과 12월은 각각 초순에 기온이 크게 올랐지만, 중순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전국 하루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날과 낮은 날의 차이는 섭씨 19.8도다. 같은 해 12월의 하루 평균기온 차는 섭씨 20.6도다. 모두 1973년 이래로 차이가 가장 크다.

기상청이 29일 발간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수록된 이상기후 현황./기상청

이상기후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피해도 컸다. 봄철 가뭄으로 산불과 용수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산불 발생 건수는 지난해 596건으로, 10년 평균(537건)보다 11% 늘었다. 대형산불은 10년 평균(2.5건)보다 3배 이상 늘어 8건을 기록했다. 가뭄으로 주요 댐 저수율은 지난해 5월 7일 기준 26~36%로, 예년의 54~71%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여름철 집중호우로는 모두 50명이 사망하고, 8071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나타난 폭염에 온열 질환자가 2818명이 발생했다. 온열 질환자는 2022년 1564명이었다. 해양 분야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섭씨 17.5도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고수온 현상이 9월 중순까지 계속되면서 양식생물이 폐사해 438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와 예측 총괄 지원 기관으로서 신뢰도 있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제공할 것"이라며 "과학에 근거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최전선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