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지난해 남미에서 기상이변을 유발한 엘니뇨가 이례적으로 극심해진 원인을 알아냈다.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와 국립대기연구센터 연구진은 23일(현지 시각) 남미 페루 앞바다에 고온의 바람이 불어 해안가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엘니뇨가 극심해졌고 결과적으로 홍수와 뎅기열 발생률을 증가시켰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공개했다.
지난해 봄 페루와 에콰도르 해안에 극심한 엘니뇨가 나타났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일대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엘니뇨의 영향으로 남아메리카 지역에 홍수가 급증하면서 뎅기열 발생률도 높아졌다. 페루는 전 국토의 절반이 넘는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연구진은 관측과 모델 실험을 거쳐 3월 페루 앞바다에서 북쪽 해안 바람과 서풍의 이상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현상은 대기와 해양에서 나타나는 장주기 파동인 '켈빈파(Kelvin wave)'에 영향을 미쳐 해안가에 온도가 높아지는 '해안 온난화'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켈빈파는 지구의 대기와 해양에서 나타나는 장주기 파동으로 바다에서 연안(육지) 등의 경계면에 부딪혀 반사되는 파동이다. 켈빈파는 적도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며 서태평양의 더운 물을 옮겨 엘니뇨 현상이 더 발생하게 해서 엘니뇨의 전조 현상으로 분류된다.
대기 모델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해안 온난화는 대기에 일종의 흐름을 만드는 '대류 현상'을 유발했다. 결과적으로 동부 열대 태평양의 바람 이상 현상에 영향을 미쳐 해안 온난화를 더욱 증폭시키면서 엘니뇨가 더 심해졌다. 페루 지역의 엘니뇨는 지난해 5월 들어 약화되는 추세를 보였는데, 연구진은 계절이 바뀌면서 또 다른 대류가 발생해 엘니뇨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남아메리카 해안에서 엘니뇨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1925년 이후 페루 지역에서만 두 번의 해안 엘니뇨가 나타났는데, 모두 2017년 이후에 발생했다. 연구진은 해안에서 엘니뇨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한 이유를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라 지적했다.
연구진은 "해안에서 나타나는 엘니뇨는 드물지만 지역에 부는 바람의 특성을 관찰하면 한 달 전에 예측할 수 있다"며 "엘니뇨가 더 자주 발생하면 폭우로 인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로 이상 기후에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2024),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k8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