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진이 기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힌 지구온난화와 북미 지역의 이상기후의 관계도. 온실가스가 제트기류의 이동을 가속하면서 만들어진 고기압이 홍수와 가뭄을 번갈아가면서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광주과학기술원

북미 지역에서 홍수와 가뭄이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의 원인이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이라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기의 흐름 변화가 이상기후를 유발한 것이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과거 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지구온난화가 북미 지역의 이상기후를 빈번하게 만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충남대, 미국 유타대가 함께 참여했다.

연구진은 과거의 기후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환경과학협력연구소(CIRES) 에너지부(DOE)가 공동으로 제공하는 기후 데이터를 분석했다. 유럽 중기기상예보센터(ECMWF), 미 국립환경예측센터, 국립대기연구센터에서 제공하는 자료도 함께 분석해 정확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 지구온난화가 겨울철 대기의 흐름을 가속해 지구 기후시스템의 변화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역의 기후 변화가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원격상관 패턴’의 관계 변화가 확인된 것이다. 특히 겨울철 북반구의 날씨를 결정하는 대기의 흐름인 ‘행성파’의 변화가 북미 지역의 겨울철 기후 변화를 유발했다. 북미 지역은 최근 폭우와 가뭄이 번갈아 나타나 기후변화로 인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의 이유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한 태평양 지역의 제트기류 이동을 지목했다.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옮겨가면서 알래스카의 산악지역에 강한 바람과 상승기류를 만들고 고기압으로 인한 이상 기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온실가스 배출과 제트기류의 이동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고기압의 강화와 대기 흐름의 변화가 온실가스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대기의 흐름이 더 강화되면서 예측 불가능한 이상기후가 빈번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윤 교수는 “인간의 활동에서 기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영향에 의해 이상기후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미래 기후예측 모델링에 있어 이번에 제시한 작용을 고려 요소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기후 및 대기과학’에 지난 7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 DOI: https://doi.org/10.1038/s41612-024-006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