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어려워지면서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난 탓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일 '2023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보고서를 공개해 에너지 부문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74억t으로, 전년(369억9000만t)보다 1.1% 늘었다. 배출량 증가분의 65% 이상은 석탄으로 발생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증가분은 4억1000만t인데, 전년 증가분인 4억9000만t보다는 적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의 비중이 떨어지고 화력발전이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전 세계 수력발전 부족으로 인해 배출량이 1억7000만 t 늘었다"며 "이러한 영향이 없었다면 전력 부문의 배출량은 2023년에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출량 증가세는 청정에너지 보급으로 점점 둔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까지 10년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해마다 0.5% 이상 증가해 대공황 이후 가장 느린 속도"라며 "태양광과 풍력, 원자력, 히트펌프, 전기자동차 등 5가지 주요 청정에너지 기술 보급이 아니었다면 배출량 증가 폭은 3배 더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들의 경우 경제성장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은 줄었다. 탄소 배출량 2위인 미국은 2.5%의 경제성장률에 배출량이 4.1% 줄었고, 유럽도 0.7% 경제 성장에 배출량이 9% 감소했다.
탄소 배출량 1위와 3위인 중국과 인도의 배출량은 각각 5억6500만t, 1억9000만t씩 늘었다. 중국의 1인당 배출량은 다른 선진국들보다 15% 정도 더 높다. 중국은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분에서 3분의 1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탄소 배출 집약적인 경제 성장으로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탄소 배출량이 증가했다"며 "인도는 높은 경제 성장으로 배출량이 1억9000만t 늘었지만, 인도의 1인당 배출량은 세계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