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만으로 가능했던 지구온난화 해결 방법이 최근 과학기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햇빛을 가리는 거대한 차단막을 설치한다는 아이디어다. 시제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연구진도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 시각) “‘우주 파라솔’로 태양 복사에너지의 2%만 차단하더라도 지구 기온을 1.5도 낮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주 파라솔은 흔히 ‘우주 차단막’으로 불리는 기술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기후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지구공학’ 기술 중 하나다. 우주 차단막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어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시키는 방식이다.
공상과학(SF)에 나올법한 구상이지만, 과학자들은 실제로 우주 차단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유타대 연구진은 달의 먼지를 이용해 햇빛을 줄이는 방식을 고안했다. 달은 지구보다 중력이 약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먼지를 내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달 먼지가 햇빛 차단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시뮬레이션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거품 형태의 차단막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우주와 비슷한 환경인 0.0028기압과 영하 50도 환경에서 실리콘을 재료로 거품막을 만드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효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면적은 브라질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스라엘 공대(테크니온) 연구진은 아이디어로만 머물던 우주 차단막의 시제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중력 균형을 유지하는 라그랑주점에 250만톤(t)에 달하는 거대한 차단막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르헨티나 면적의 구조물로 태양빛의 일부를 막아 그림자를 지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제품은 약 0.09㎡ 면적으로 만들었을 때 1000만~2000만달러(약 134억~268억원)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대 연구진은 자금이 확보되면 3년 이내에 시제품 제작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계획을 반대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비용에 비해 기대 효과가 너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태양 폭풍이나 소행성과의 충돌로 손상될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만약 우주 차단막에 의존하다가 고장이 난다면 오히려 지구온난화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