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포스트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무탄소에너지(CFE) 구상을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회성 CF연합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등 무탄소 에너지의 활용과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기구인 CF연합(Carbon Free Alliance) 출범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스1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무탄소에너지(CFE) 계획'의 핵심은 민관 협력이며, 한국의 화석 연료 의존도를 가리는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기사가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실렸다.

WP는 8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이 무탄소 에너지(CFE·Carbon Free Energy)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둔화됐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서 WP는 한국 정부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소개한 무탄소 에너지 이니셔티브에 대해 "한국이 재생 불가 에너지 자원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가리는 용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CFE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수단 중 하나다. 전세계는 지난 1992년 국제연합(UN)이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고,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RE100(Reusable Energy 100%⋅재생에너지 100%)'이 등장했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태양열이나 풍력, 지열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충당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일조량과 바람, 지열이 재생에너지로 쓰기에 턱없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만 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 'CF100(탄소배출제로 100%)′ 운동이다. RE100에서 말하는 재생에너지에 원자력과 수소 에너지를 포함시켜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조홍식 대통령 특사는 지난 COP28 연설에서 무탄소 이니셔티브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WP는 "한국의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8.9%로 주요국 중에서 가장 낮고, 석탄과 천연가스 비중이 60%, 원자력발전이 29.6%를 차지한다"고 설명하면서, 한국 정부의 CFE이니셔티브 '개념도'에 따르면 CFE 구상은 '재생에너지만으로 세계를 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WP는 또 CFE 구상의 핵심은 재벌 대기업과 국영 에너지 기업이 주도하는 민관 협력이며 이는 CFE에 동참하는 기업을 정부가 공식 인증하는 절차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네이던 헐트먼 메릴랜드 대학교 글로벌 지속 가능성 센터 소장의 글을 인용해 한국 정부의 무탄소 구상은 "프레임이 너무 좁다"며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여러 많은 배출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CFE 계획에서 다루는 탄소 포집 및 저장을 통한 화석연료 발전 방안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탄소 포집 및 저장은 화석연료 등을 태울 때 공기 중 배출된 탄소를 모아서 땅속 깊은 곳이나 해저에 보관하는 기술이다. 탄소 포집·저장이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의 탄소 배출 공정을 유지하기 위한 구실로 활용된다는 것이 기후 활동가들의 우려라고 한다.

WP는 비영리 단체인 '기후그룹'의 에너지 분야 책임자 샘 킴민스를 인용해 "한국은 해상 풍력 분야에서 영국보다 오히려 더 나은 잠재력이 있는데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가 느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의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과 같은 장려책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미국 기후변화 특사 조나단 퍼싱은 WP에 "한국은 경제 선도국이자 탄소 배출 주요국인만큼 가장 엄격한 기후 관련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며 "석탄, 석유, 가스에서 벗어나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