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큰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들에 금전적 보상을 하도록 합의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금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면서 기후변화로 생존을 위협받는 개발도상국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이 공식 출범했다고 보도했다.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은 개발도상국이 겪는 기후 위기에 대한 선진국의 책임을 인정하고 금전적으로 보상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기금은 1990년대부터 논의됐지만, 지난해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에서 처음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기금 관리기관과 분담금 배분, 수혜국 선정 등 세부안을 놓고 논쟁이 있었다.
이번 COP28에서는 개막 몇 시간 만에 세부 시행안이 합의됐다. COP28 의장국인 UAE의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Sultan Ahmed Al Jaber) 의장은 "우리는 오늘 역사를 만들었다"며 "이는 전 세계와 우리의 노력에 긍정적인 추진력을 불어넣는 신호"라고 말했다.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은 4억2000만 달러(5500억원)의 초기 자금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UAE와 독일은 기금에 각 1억 달러(1300억원)를 기부한다. 영국은 5000만 달러(650억원), 미국과 일본은 각 1750만 달러(227억원)와 1000만 달러(13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도 독일과는 별개로 1억4500만 달러(1886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12일 동안 열리는 COP28에서는 개별 국가들의 추가적인 지원 약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아비나시 페르다사우드 기후 특사는 "기후 손실과 피해가 먼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전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이 직면한 현실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합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