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지구본 풍선을 들고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산불과 홍수, 가뭄 등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의 징후가 잦아지면서 기후 불안과 관련된 온라인 검색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BBC는 구글과 함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첫 10개월 동안 ‘기후 불안’에 대한 영문 검색은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배나 증가했다고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기후 불안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불안으로, 이전 연구를 통해 어린이나 청소년 등에서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번 분석은 지난해 IPCC의 보고서에 이어 기후 변화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또 다른 사례다.

분석 결과 영어 외의 다른 언어에서도 기후 불안에 대한 검색 관심도가 늘었다. 포르투갈어에서는 73배, 중국어 간체자의 경우는 8.5배, 아랍어는 5분의 1 정도 증가했다. 다만 BBC는 “기후 불안에 대한 인식이 높은 언어를 사용하거나 구글을 자주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검색 관심도가 더 높을 수 있다”며 “기후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핀란드와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지난 5년 동안 ‘기후 불안’에 대한 검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칠레나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반구 국가들은 검색 비율이 더 낮았다. 이에 대해 구글은 “각국의 인구 규모에 맞춰 검색량을 재조정한다”며 “이 과정에서 인구수가 적은 국가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 12개월 동안 환경에 대한 검색어와 함께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방법’ 같은 지구의 미래에 대한 검색어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나 ‘적응’, ‘온실가스 배출’ 등 주요 검색어의 빈도는 120% 증가했으며 지속 가능성은 40%, ‘기후 변화의 위험은 무엇인가’는 150%까지 늘었다.

또 데이터 분석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기후 불안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잔 클레이튼 영국 우스터대 심리학과 교수는 BBC에 “여성은 남성보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데 더 개방적이기 때문일 수 있다”며 “고온과 대기 오염이 임신 중에 영향을 줄 수 있듯 극한 기후의 영향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