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북극 지역이 녹아 바다로 유입되는 강물이 늘면서 북극해양생물자원의 분포가 바뀌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북극해 해양생태계에서 주변 지역 강물의 유입효과를 확인한 최초 연구로, 가까운 미래에 북극해 어족자원의 분포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양은진 극지연구원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19일 북극 주변부로부터 강물 유입량이 늘어나 북극해 바닷물의 염도, 산성도, 영양분 공급이 바뀌면서 해양생태계의 주 생산자인 식물플랑크톤의 서식지나 생산성에 변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부경대, 포항공대 연구팀과 2016년 이후 북극에서 추크치해와 동시베리아해로 유입되는 강물의 양을 측정하고 해양 순환과 생태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린란드 북동부 바렌츠-카라해에 주로 분포하던 북극 식물플랑크톤의 서식지가 강물이 다량 유입되면서 미래에는 동시베리아-추크치해로 이동할 것으로 분석됐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대서양과 인접한 바다에서 태평양과 닿아 있는 해역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식물플랑크톤은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일차 생산자로, 그 수가 많아질수록 좋은 어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 결과에 적용하면 그리인란드 북동부 바다의 어족자원들이 러시아와 캐나다 북부의 어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식물플랑크톤은 해양생태계 생산 기능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완충 역할도 수행한다.
지난 3월에 발간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6차 보고서에는 북극 강물 유입 효과가 다뤄지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결과가 반영된다면 미래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현장을 탐사해 관측 자료를 확보했으며, 수치모델링 작업을 수행해 기후변화가 녹인 물이 북극해로 유입돼 해양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일련의 과정을 풀어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과제 '북극해 온난화-해양생태계 변화 감시 및 미래전망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지구환경 분야 국제저널인 환경연구레터(ERL)에 지난 6월 개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