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죠스(Jaws)'에 등장해 난폭한 동물로 알려진 백상아리가 사실은 인간과 가까이서 공존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크리스 로우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상어연구소 교수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어린 백상아리와 인간의 활동 영역이 겹쳐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이달 2일자에 소개했다.
백상아리가 '식인 상어'가 아니라는 사례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보고됐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2020년 백상아리 40마리의 위 속 내용물을 조사해 바다 중간이나 밑바닥의 물고기가 주요 먹이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사람을 공격하는 모습은 먹이 사냥이 아닌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직접 살피기 위해 2019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남부 캘리포니아의 26개 해변에서 1~5살의 어린 백상아리를 드론으로 관찰했다. 캘리포니아 해안은 물이 따뜻해 어린 개체가 생활하기 좋은 환경이라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2년 동안 1644차례 드론 비행을 통해 백상아리의 활동 반경을 측정한 결과, 97%에 달하는 개체가 인간으로부터 100야드(약 91m) 거리 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가까운 경우에는 수초 안에 45.72m까지 접근한 사례도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패트릭 렉스 연구원(박사과정)은 "대부분의 사람이 상어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지만 드론으로 상어를 쉽게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관측 사례 가운데 어느 곳에서도 사람이 상어에게 물린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로우 교수는 "공격 사례 없이 사람과 상어가 이렇게 가까이 있는 모습을 많이 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서퍼나 수영 선수처럼 수중 활동을 즐기는 사람과 상어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상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로우 교수는 "상어가 사람과 가까워져도 공격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낼 것"이라며 "상어가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도 연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PLOS ONE(2023), DOI :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86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