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여 년간 기후 온난화를 저지할 행동이 지구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가 통과됐다. IPCC는 온난화로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통합적이고 단기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IPCC는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제58차 총회에서 채택된 ‘제6차 종합보고서(AR6)’를 만장일치로 승인됐다고 20일(현지 시각) 밝혔다. IPCC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1988년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협의체다.
이번 총회에는 195개국 650여명이 대표단으로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IPCC 주관부처인 기상청을 포함해 외교부, 환경부, 국립기상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에너지경제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극지연구소 등 관계부처와 전문기관이 참여했다.
AR6는 IPCC의 제6차 평가주기인 2015~2023년 사이 발간된 3개 특별보고서와 3개 평가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통합적으로 서술했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와 영향, 적응, 완화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담겼다. 보고서는 ‘현황과 추세’, ‘장기 기후변화의 리스크와 대응’, ‘단기 대응’으로 구성됐으며,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을 제시했다.
현황과 추세를 살펴보면, IPCC는 인간활동으로 발생한 온실가스로 현재(2011~2020년) 지구 지표면 온도가 1850~1900년보다 섭씨 1.1도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누적 탄소배출량은 산업화 이후인 1850부터 2019년까지 총 2160~2640Gt이다. 2019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52.4~65.6Gt으로, 2010년보다 12% 증가했다.
IPCC는 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 파리협정이 기후변화 완화 활동을 증진시켰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후변화로 인한 취약성 증가와 불평등, 복지 감소 등 ‘오적응’과 같은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또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감축경로를 이행하면서, 각국의 배출량 사이에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IPCC는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될 경우 2040년 이내에 섭씨 1.5도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2020년 초 이후 잔여 탄소 배출 허용량은 500Gt, 섭씨 2도 아래로 제한하기 위한 양은 1150Gt였다. 기준치를 초과하게 되면 해수면 상승과 남극빙상 붕괴, 생물 다양성 손실 등 불가피하거나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요한 것으로는 ‘단기 대응’이 꼽혔다. IPCC는 2040년까지의 단 기경로가 중요하다며 에너지·산업·교통·인프라·식품 등의 분야에서 기후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 행동은 정치적 약속과 거버넌스, 제도적 체계 등에서 강화된 기술·재정 접근성을 필요로 한다.
이번 보고서는 각국 정부 대표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것으로, 향후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협상과 논의에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파리협정의 장기 온도목표 달성 여부를 점검하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에서도 중요 지표로 사용된다. 국내적으로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이드라인에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