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흡연자가 연초를 끊고 전자담배를 피운 경우 '주요 심혈관 사건(MACE·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자발성 심근경색, 반복 혈관재개통술의 복합지표)'이 연초를 계속 피운 사람보다 낮아졌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전자담배로의 전환이 금연보다 심혈관 건강에 더 유리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담배 제품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최기홍 교수 연구진이 2018~2021년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성인 흡연자 1만7973명의 시술 후 흡연 습관별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래프 A는 '연초 지속·금연·전자담배 전환' 군간 차이, B는 전자담배 '완전 전환' 군과 전자담배와 연초를 함께 피운 '병용' 군간 차이를 나타낸다./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최기홍 교수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8~2021년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성인 흡연자 1만7973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PCI 이후 흡연 행태에 따라 환자를 세 집단으로 나눴다. 연초 담배를 계속 피운 연초 지속군이 8951명(49.8%)으로 가장 많았다. 금연군은 7328명(40.8%), 전자담배 전환군은 1694명(9.4%)이었다. 전체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60.4세였으며 97.1%가 남성이었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평균 2.4년 추적해 MACE 발생 여부를 살폈다.

그 결과 MACE 누적 발생률은 연초 지속군 17.0%, 금연군 13.4%, 전자담배 전환군 10.8%로 나타났다. 단순 비교에서는 전자담배 전환군의 MACE 발생이 가장 적었다.

다만 전자담배 전환군은 연초 지속군이나 금연군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동반질환 부담이 낮아 단순 비교만으로 결과를 해석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연령과 성별, 기존 질환, 흡연량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해 추가 분석했다.

그 결과 연초 지속군과 비교했을 때 전자담배 전환군의 MACE 발생률은 18% 낮았고, 금연군의 위험은 13% 낮았다. 그러나 전자담배 전환군과 금연군 사이의 MACE 위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전자담배로 바꾼 사람이 연초를 계속 피운 사람보다 주요 심혈관 사건을 덜 경험했다는 연관성을 보여준 것이지만, 후향적 관찰연구인 만큼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

전자담배가 금연보다 심장 건강에 더 좋거나 금연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의미도 아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스틱이 판매되고 있다./뉴스1

전자담배 전환군 내부에서도 연초 사용을 완전히 중단했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전자담배 전환군 1694명 가운데 연초를 끊고 전자담배만 사용한 완전 전환군은 909명, 연초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한 병용군은 785명이었다.

MACE 누적 발생률은 완전 전환군이 9.6%로 병용군의 12.2%보다 낮았다. 연령과 성별, 동반질환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완전 전환군의 MACE 위험은 병용군보다 29% 낮았다. 병용군은 PCI 이후 하루 평균 6.4개비의 연초를 계속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근거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담배 제품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생활 습관 변화라고 강조했다.

후향적 관찰연구라는 점 외에 이번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우선 흡연 습관을 설문조사로 파악해 환자의 기억에 따른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건강검진 이후 흡연 행태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어 추적 기간 동안 실제 흡연 행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을 수 있다.

전자담배의 종류에 따른 차이도 분석하지 못했다. 금연군이 어떤 금연 치료를 받았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연구 대상자 대부분이 남성이어서 연구 결과를 여성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담배를 위해 감소(harm reduction) 제품으로 활용하기보다 상담이나 니코틴 대체요법 등 검증된 금연 방법을 우선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구진은 "전자담배 사용이 심혈관 예후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파악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European Heart Journal (2025), DOI: https://doi.org/10.1093/eurheartj/ehae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