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 열린 '2026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지난해 국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1만3900명으로, 하루 평균 38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6.5% 줄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가운데, 정부가 2029년까지 자살사망자를 1만명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6~2030년)안'과 기본계획 수립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이날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계획을 보완한 뒤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자살 동기 및 정신건강 지표의 변화./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6차 기본계획에서 정부는 2025년 1만3900명으로 잠정 집계된 자살사망자를 2029년 1만명 이하로 낮추고, 인구 10만명당 자살률도 2025년 27.3명에서 2029년 19.4명, 2030년 18.9명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재우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이날 핵심 방향으로 ▲범부처 책임성 강화 ▲빈곤·채무 등 사회안전망으로 자살예방정책 확대 ▲정신건강 분야의 적극적 개입과 치료 ▲신청주의 극복을 통한 선제적 발굴을 제시했다.

정부는 기존 자살예방 정책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은 마련했지만, 실제로 '누가 함께할 것인지', '정책이 효과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제·금융·실업 등 위기 상황에서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보다 자살예방센터 등 정신건강 서비스로 연계하는 데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복지·금융·고용 정책과 자살예방 정책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자살시도자 정보를 활용해 보건·복지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금융서비스 제공기관 간 연계를 강화한다. 구직자와 실업자를 대상으로 자살 위험 징후를 파악해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으로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근 자살 동향에서도 경제적 요인의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 분석 결과 자살 동기 가운데 경제생활 문제의 비중은 2025년 29.8%에서 올해 1~5월 26.4%로 낮아졌다. 반면 정신과적 문제의 비중은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올해 15~79세 국민 3132명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정책 인식 및 수요조사를 실시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사후관리도 강화한다.

정신응급입원 환자가 퇴원할 때 시·군·구청장이 퇴원 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퇴원환자의 복약 순응도 등을 방문 또는 원격으로 추적 관리하고, 현재 73개 기관에서 시범사업 중인 낮병동 입원료 사업도 본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부는 자살예방 정책의 책임을 보건복지부에만 두지 않고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6차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총리실을 중심으로 17개 부처가 참여해 기존 정책을 점검하고 9개 분야 대책을 마련했다.

당초 제5차 기본계획의 이행기간은 2023~2027년이지만, 정부는 제6차 기본계획을 조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국가자살예방전략을 수립한 뒤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분야별 자살예방대책을 발표하고 기존 정책을 조정·통합해 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며 "정부는 누구나 어려움을 겪을 때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자살예방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