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한 달 동안 발생한 비급여 진료비가 7499억원에 달했다. 1년치로 단순 환산하면 약 9조원 규모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지출한 비급여 항목은 상급병실료(1인실)와 도수치료였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5년 하반기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급여 보고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병원급 의료기관 4098곳이 보고한 1251개 비급여 항목의 2025년 9월 진료비는 총 7499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같은 항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3월 비급여 진료비 6864억원보다 635억원 늘었다. 보고에 참여한 의료기관이 4000곳에서 4098곳으로 늘어난 데다 기관당 평균 비급여 진료비도 증가한 영향이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진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의료서비스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내역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해 비급여 현황을 파악하고 환자의 의료 선택권을 높이기 위해 2023년 9월 도입됐다. 2025년 보고 대상은 1251개 항목으로 전년보다 183개 늘었다.

7499억원을 12개월로 단순 환산하면 연간 약 8조9986억원이다. 다만 이는 9월 한 달간 보고된 진료비에 12를 곱한 추정치로, 실제 연간 비급여 진료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픽=정서희

의료기관별로는 병원의 비급여 진료비가 3122억원으로 전체의 41.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종합병원은 1587억원(21.2%), 상급종합병원은 1084억원(14.5%), 치과병원은 659억원(8.8%)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의과 분야에서는 상급병실료-1인실이 56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도수치료가 55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항목에 들어간 비급여 진료비만 1100억원을 넘는다. 연조직 재건용 치료재료도 281억원으로 규모가 컸다.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의 비급여 진료비가 2024억원으로 전체의 27.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신경외과가 1005억원(13.4%), 내과 816억원(10.9%), 일반외과 556억원(7.4%), 산부인과 372억원(5.0%) 순이었다. 상위 10개 진료과목의 비급여 진료비가 전체의 81.1%에 달했다.

치과에서는 임플란트가 352억원으로 치과 분야 비급여 진료비의 48.4%를 차지했다. 크라운이 194억원(26.6%), 치과교정이 73억원(10.0%)으로 뒤를 이었다. 한의과에서는 한약첩약 및 한방생약제제가 144억원으로 한의과 비급여 진료비의 73.9%를 차지했다.

정부는 비급여 진료비가 큰 항목을 중심으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 도수치료에는 진료비와 진료 기준을 정해 관리하는 '관리급여'를 적용했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의료계의 자율시정을 통해 진료 횟수와 간격, 적응증 등을 관리할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관리급여 대상을 확대하고 비급여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비급여 보고자료를 활용해 환자가 비급여 진료비를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도 확대할 방침이다. 비급여 항목별 가격과 질환·수술별 급여·비급여 진료비 등은 건강보험공단의 비급여 정보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