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필수 의료기기(치료재료)인 인공혈관./조선DB

필수 의료기기의 공급 부족을 막고 건강보험 보상체계를 손질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된다. 치료재료 건강보험 급여비가 10년 새 172% 급증한 가운데, 필수 의료기기는 공급이 끊기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는 산업계와 의료계,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의료기기(치료재료) 제도개선 협의체'를 9일부터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협의체는 필수 의료기기의 안정적인 공급과 적정한 가격 보상 방안을 비롯해 치료재료 건강보험 제도 전반을 논의한다. 매달 1~2차례 회의를 열고 주제별로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의사결정기구가 아닌 의견수렴·논의기구로 운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논의의 배경에는 필수 치료재료의 공급 부족과 낮은 보상 수준에 대한 현장 우려가 있다. 2019년 발생한 '고어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미국 고어사가 소아 심장수술에 필수적인 인공혈관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국내에서도 어린이 환자들이 제때 수술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치료재료에 들어가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치료재료 급여비는 17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료행위 급여비 증가율은 108.7%, 약제비는 90.4%였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료재료 종류가 세분화되고 관련 지출도 늘어난 영향이다.

협의체는 우선 필수 의료기기의 공급 부족과 수급 불안 문제를 들여다본다. 공급 중단 가능성이 있는 의료기기를 사전에 파악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 대상이다.

치료재료 가격을 정하는 기준도 손질한다. 현재 보상 수준이 낮아 공급이 어려운 치료재료에 대해서는 적정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반대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치료재료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

의료기기의 건강보험 등재부터 사용 이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도 검토한다.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의료기기 등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기존 치료재료 중심의 관리체계를 손볼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협의체에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 등 공급자 측 3곳과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 등 수요자 측 3곳이 참여한다. 관련 전문가 3명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정부·공공기관도 참여한다.

보건복지부는 협의체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