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제도가 시행 50주년을 맞아 취약계층의 건강을 사후 치료 중심에서 예방·회복까지 포괄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정부는 중증장애인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간병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내년부터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8일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의료급여 기본계획(2027~2029년)' 수립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의료급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국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2027년은 의료보호 제도로 시작한 의료급여가 시행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정부는 제4차 기본계획에서 의료급여를 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에서 벗어나 질병 예방부터 치료·회복, 지역사회 복귀까지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보장체계로 전환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의료 문제로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의료급여 수급자와 건강보험 가입자 사이의 건강 격차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3년 단위 기본계획에는 중증장애인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간병비 지원 등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과제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제도 개선 과제를 담는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의료급여를 신청한 사람의 가족이 일정 수준의 소득·재산을 갖고 있으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중증장애인 가구에 대한 기준을 폐지하면 가족의 경제력 때문에 의료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의료급여 제도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과제는 이번 기본계획과 별도로 추진한다.
의료급여 보장체계와 급여 범위를 어떻게 개편할지, 의료 이용과 의료 공급을 어떻게 적정하게 조정할지 등은 이해관계가 큰 만큼 시민사회와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토론회, 공청회 등을 거쳐 별도의 '혁신방안'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의료급여를 필요한 사람에게 더 두텁게 보장하면서도 예방 가능한 입원이나 질병의 중증화를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한다는 계획이다. 의료적 필요를 넘어선 과도한 의료 이용과 공급 문제도 원인을 따져 합리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