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80m 허들레이스 80·85세 부문에 출전한 선수들이 질주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WMAC)에서 106세 선수가 원반과 창을 던지고 80대 선수들이 허들을 뛰어넘었다. 선수들은 고령이지만 몸은 물론 마음도 젊었다. 운동은 근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높이고 뇌도 젊게 한다.

병에 걸리거나 나이가 들어 움직이기 힘들어도 운동이 주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줄기세포로 만든 근육세포를 이식하면 가만히 있어도 운동할 때 나타나는 건강 효과들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과학원 동물학연구소의 응 스창(Shyh-Chang Ng) 교수 연구진은 "근력과 골밀도 향상은 물론, 체지방이 줄고 인지기능이 높아지는 등 운동의 이점을 모방할 수 있는 수축성 근육 이식편(myograft)을 개발했다"고 8월 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노화'에 발표했다.

◇허벅지 근육 줄기세포로 근육 회춘

연구진은 먼저 생쥐의 허벅지 근육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했다.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근육세포로 이뤄진 얇은 이식편을 만들었다. 일종의 이식용 근육을 만든 것이다. 이 근육 이식편을 쥐의 등 피부 아래에 이식했다. 이때 면역 거부 반응을 유발하지 않도록 근육 이식편은 같은 쥐의 세포로 만들었다.

먼저 사람으로 치면 20세 초반인 생후 8~10주 된 쥐로 근육 이식의 효과를 확인했다. 근육을 이식한 쥐는 다른 쥐보다 근육 섬유가 더 두껍게 발달했다. 근육의 염증과 지방은 더 줄었다.

다음에는 사람 60대 초반에 해당하는 생후 18개월 늙은 쥐에게 실험했다. 근육을 이식하고 8주가 지나자 다른 쥐보다 근육과 뼈 비율이 높게 나왔다. 15주 뒤에는 근육 이식을 받은 쥐의 골밀도가 다른 쥐보다 높았다. 근육을 이식한 쥐는 같은 나이 쥐보다 더 멀리 달렸고 악력도 강했다. 근육이 회춘하면서 운동 기능이 향상된 것이다.

근육 이식 효과는 운동 기능에만 그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고지방 식단을 제공해 비만을 유도했다. 근육 이식을 받은 쥐는 다른 쥐보다 지방 비율이 낮았다.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마찬가지였다. 맘껏 먹어도 이식한 근육이 비만을 막은 것이다.

줄기세포로 만든 근육 이식의 운동 효과./자료 네이처 노화, 이미지 챗GPT 생성

◇비만 예방하고 인지 기능도 높여

신진대사와 인지 기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근육을 이식한 쥐는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지고 간 손상과 염증도 줄었다. 특히 근육을 이식받은 쥐는 미로(迷路) 탈출 실험에서 다른 쥐보다 낯선 지역을 탐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뇌 기능이 더 뛰어나다는 증거다.

연구진은 근육 이식의 효과는 근육이 수축할 때 방출되는 마이오카인 단백질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이오카인은 염증 감소와 뇌 건강 개선과 같은 운동 효과와 연관돼 있다. 응 교수는 근육 이식편이 몇 시간 동안 운동한 후에나 얻을 수 있는 마이오카인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분비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직 생쥐 실험 단계의 연구지만,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노화나 만성 질환으로 인한 근육 손실과 신체 변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응 교수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근육 이식편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의사들과 임상시험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이번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치료 효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확실하게 규명해야 임상시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호주 멜버른대의 고든 린치(Gordon Lynch) 교수는 뒤셴 근이영양증과 같은 근육 질환을 앓고 있는 생쥐를 대상으로 근육 이식의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별 모양의 성상세포는 뇌에서 신경세포의 생성과 회복에 필요한 물질을 제공한다. 운동을 하면 성상세포가 수축해 신경세포가 재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Tempo Bioscience

◇운동 대신 신경세포 수축시켜 뇌 회춘

작용 원리가 밝혀져도 운동 효과를 보자고 근육을 이식하는 일은 침대에 누워 지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미국 과학자들은 근육을 이식하지 않고도 최소한 운동이 주는 뇌 회춘 효과는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저스틴 로즈(Justin Rhodes) 교수 연구진은 운동이 뇌세포를 수축시켜 신경을 재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신경세포가 분비하는 물질도 확인했다. 운동 대신 이 물질만으로도 신경 재생 효과가 있었다. 운동 알약을 만들 길을 제시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동물에게서 신체 활동이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에서 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로즈 교수는 이 과정에서 성상세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름처럼 별 모양인 이 세포는 그 자신은 신경 신호를 전달하지 않고 그런 일을 하는 신경세포의 성장과 회복을 돕는 물질을 제공한다. 일종의 신경세포 지원군인 셈이다.

연구진은 쳇바퀴에서 운동한 생쥐는 성상세포가 수축할 때 나타나는 생체 지표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운동이 성상세포의 수축을 유도했다는 말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쥐의 근육세포가 수축할 때 분비하는 물질을 채취했다. 이 물질을 성상세포에 주자 역시 수축됐다. 운동하면 근육세포와 뇌의 성상세포가 같이 수축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성상세포가 수축할 때 나오는 물질을 생쥐의 해마 신경세포에 주입했다. 그러자 미성숙 신경세포들이 나타났다. 신경이 재생된 것이다. 수축 강도가 센 성상세포에서 나온 물질일수록 신경 재생 효과가 더 컸다. 과학자들은 성상세포가 분비한 물질에서 신경재생을 촉진한 성분을 찾아내면 운동을 하기 어려운 환자의 뇌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고 자료

Nature Aging(2026), DOI: https://doi.org/10.1038/s43587-026-01190-3

bioRxiv(2026), DOI: https://doi.org/10.1101/2026.08.06.742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