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정형외과의원 앞./뉴스1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일부터 심평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건강e음'을 통해 전국 7만4449개 의료기관의 753개 비급여 진료 항목 가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진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항목이다. 같은 치료라도 병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큰 만큼 환자가 사전에 가격을 확인하고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매년 가격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 공개 항목은 지난해 693개에서 60개 늘었다. 각막교차결합술, 방사선 온열치료 및 온열치료계획 등이 새로 포함됐고, 로봇 보조수술 등 기존 항목도 세분화됐다. 올해부터는 의료행위와 관련된 치료재료 가격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치료도 가격 차이

의료기관별로 비급여 진료비 가격 차이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인 체외충격파치료의 경우, 의원급 중간 금액은 7만원이었지만, 의원급 최고금액은 17만5000원으로, 중간금액의 2.5배에 달했다. 이는 체외에서 충격파를 가해 근골격계 통증을 줄이는 치료로, 허리·어깨·팔꿈치·족저근막염 등에 활용된다.

증식치료도 가격 차이가 컸다. 서울의 한 의원은 5만원을 중간 금액으로 제시했지만, 경북의 한 의원에서는 최고 20만1000원까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분사치료는 중간 금액이 2만원인 의원이 있는 반면 최고 가격은 5만5000원이었다.

반면 독감 환자들이 많이 받는 인플루엔자 A·B 바이러스 항원검사(현장검사)​는 상대적으로 가격 차이가 작았다. 전북의 한 의원 중간 가격은 3만원, 광주의 한 의원 최고 가격은 3만5000원이었다.

치과 임플란트도 가격 편차가 컸다. 지르코니아 임플란트의 경우 경남의 한 치과의원 중간 가격은 110만원이었지만, 서울의 한 치과의원에서는 172만원까지 책정됐다.

다만 의료기관별 가격 차이는 단순히 병원이 비싸게 받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진료의 세부 내용이나 난이도, 사용하는 인력과 장비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손민균

◇비급여 평균 가격 73.5% 올라

전체 비급여 가격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해와 올해 모두 공개된 593개 항목을 비교한 결과, 436개(73.5%)의 평균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가격이 떨어진 항목은 146개(24.6%)였다.

다만,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가 3.2% 오른 것을 감안하면 593개 항목 가운데 448개(75.5%)의 실질 평균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복지부는 분석했다. 비급여 진료비의 명목 가격은 오른 항목이 많았지만, 전체 물가가 오른 만큼을 감안하면 오히려 가격 부담이 줄어든 항목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의료기관 간 가격 격차는 여전히 상당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 편차가 커진 항목은 337개(56.8%)였고, 줄어든 항목은 242개(40.8%)였다.

주요 비급여 항목 가격 변화를 보면, 체외충격파치료의 올해 평균 가격은 7만7900원으로 지난해 7만6500원보다 1.9% 올랐다. 증식치료 평균 가격은 6만4400원으로 지난해보다 0.9% 올랐다. 신장분사치료는 2.0% 오른 2만5500원​이었다.

치과 임플란트의 평균 가격은 118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0.9% 내렸다. 독감 A·B 바이러스 항원검사 평균 가격은 2만7400원으로 지난해와 차이가 없었다.

비급여 항목 가운데 실제 의료기관에서 많이 시행되는 항목도 공개된다. 의원급에서는 독감 신속검사와 예방접종, 병원급에서는 1인실 상급병실료와 도수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치과에서는 복합레진 충전과 크라운, 한의원에서는 약침과 추나요법 등이 운영기관이 많은 항목으로 집계됐다.

◇"치료받기 전 가격부터 비교"…도수치료는 관리급여로

정부는 비급여 진료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부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대상으로 전환했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의료계 자율 시정을 통해 적응증과 시행 횟수 등의 기준을 마련했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환자 부담이 높은 비급여 항목 등을 대상으로 가격과 진료 기준을 관리하는 제도다. 정부는 앞으로 관리급여 대상을 확대해 과잉 비급여 진료를 줄이고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소비자는 심평원 홈페이지와 '건강e음' 앱에서 의료기관별 비급여 가격을 검색할 수 있다. 가격뿐 아니라 해당 비급여 진료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의료기술 재평가 결과와 급여 기준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유주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제도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합리적인 비급여 이용을 지원하는 제도"라며 "소비자와 의료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