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보건복지 예산을 올해보다 8.2% 늘린다. 저소득층 생계 지원을 강화하고 기초연금을 소득 하위층 중심으로 더 지급하는 한편, 지역필수의료에 1조2600억원을 투입한다. 출산·양육 지원을 확대하고 돌봄과 보건의료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에도 재정을 집중한다.
보건복지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예산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내년 복지부 총지출은 148조7697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137조4949억원보다 8.2% 늘어난다. 내년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에 포함된 아동기본수당과 아이맞이지원금 등을 합치면 전체 규모는 152조4328억원으로 10.9% 증가한다.
복지부는 내년 예산을 ▲사회안전망 강화 ▲지역·필수의료 투자 ▲지역사회 통합돌봄 ▲아동·청년 지원 ▲보건복지 AI 전환과 바이오 혁신 등 5개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준중위소득 6.7% 인상…저소득층 기초연금 지원 강화
우선 저소득층의 생계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준중위소득을 6.7% 인상한다.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월 최대 생계급여액은 207만8000원에서 221만7000원으로 13만9000원 오른다.
생계급여 수급자가 중증장애인인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도 폐지한다. 이에 따라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약 3만명 늘어날 전망이다.
기초연금은 저소득층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한다. 관련 예산은 올해 23조1000억원에서 내년 25조7000억원으로 11% 늘어난다. 소득 하위 30%와 30~45% 구간의 부부가구에는 소득 수준에 따라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해 최대 각각 12만4000원, 8만6000원을 추가 지원한다.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도 소득 하위 구간에 따라 최대 38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위기 가구를 조기에 찾아내는 지원도 강화한다. 위기 징후가 포착되면 읍·면·동에서 생계비 30만원을 우선 지급하는 제도를 새로 도입한다. 금융 연체 등 위기 정보를 활용해 고립 위험군을 발굴하는 '고립통합대응시스템'도 구축한다.
자살 예방 분야에서는 상담 인력을 150명에서 200명으로 늘리고 전국 255개 자살예방센터의 인력을 센터당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한다. AI를 활용한 자살유발정보 모니터링 시스템과 24시간 자살 시도·사망 현황을 관리하는 국가자살대응실도 신설한다.
◇지역 의료에 1조2600억 투입…'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신설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한 투자도 늘린다. 정부는 1조2600억원 규모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많이 지원하고 공공의료기관에 우선 투자하는 방식이다.
특히 지역정부가 지역 상황에 맞는 의료서비스를 직접 기획하는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지원사업'을 새로 도입한다. 중앙정부가 예산과 사업 유형을 제시하면 지방정부가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선택해 추진하는 방식이다.
지역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10년간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선발전형' 학생 490명에게 등록금과 주거비 등을 지원한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도 기존 6개 시도 136명에서 서울을 제외한 전국 448명으로 확대한다. 시니어의사 채용 지원 인원도 160명에서 220명으로 늘린다.
국립대병원은 '5극3특 지역의료 주축병원'으로 육성해 진료 역량을 강화한다.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에도 진료시설과 운영비를 지원해 포괄적인 2차 진료가 가능하도록 한다.
◇통합돌봄 대상 장애인까지 확대…취약지 돌봄센터 30곳 신설
지역사회 통합돌봄도 확대한다.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대상은 기존 노인에서 장애인까지 넓힌다. 의료 취약지역과 인구감소지역에는 지원액을 1.2~1.5배 가산한다.
돌봄 인프라가 부족한 인구감소지역에는 공립 '취약지돌봄센터' 30곳을 새로 설치해 주야간·단기보호와 방문 재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애인연금 대상도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전체로 확대한다. 약 26만7000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장애인 활동지원 대상은 9000명 늘리고 서비스 단가는 4% 인상한다.
발달장애인 지원도 확대한다. 청소년 방과후 활동서비스 대상은 1500명,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은 5000명 늘린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도 확대하고 장애 영유아 돌봄인력에 대한 별도 수당을 신설한다.
노인일자리는 118만개로 2만8000개 늘린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도 개선해 12개 유형의 국고지원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100% 준수하도록 관련 예산을 7% 증액한다.
◇18세 청년 국민연금 첫 보험료 지원…출산·양육 지원도 확대
아동·청년 지원에도 변화가 생긴다.
가족돌봄이나 고립·은둔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청년 지원 대상을 6000명 확대하고, 청년의 일상 회복과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기관 120곳을 새로 마련한다.
만 18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는 국민연금 첫 보험료 1개월분인 약 4만2000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 최초 가입 이력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출산·양육 지원은 기존 첫만남이용권·부모급여·아동수당을 통합한 새로운 패키지로 개편한다.
'아이맞이지원금'은 출생 순위에 따라 첫째 10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 이상 1500만원을 지급한다. 인구감소지역 등 우대지역에서는 500만원을 추가한다.
'아동기본수당'은 0~12세 아동에게 매월 20만원을 지급한다. 이 가운데 10만원은 현금, 10만원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우대지역에서는 월 30만원으로 늘어난다.
미숙아·선천성이상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 한도는 최대 2700만원으로 확대하고 가임력 검사비 지원 대상도 4만명 늘린다.
◇돌봄로봇 상용화에 377억 투입…보건복지 디지털 전환 속도
보건복지 분야의 AI 활용도 확대한다. 재가·시설 돌봄 현장에 돌봄로봇을 배치하고 가정용 돌봄로봇 상용화를 지원하는 데 377억원을 투입한다. 돌봄기술 연구개발에는 145억원을 새로 투자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취약지역 일차의료 AI 패키지, 구급대와 병원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 등을 구축한다. 개인 건강기록을 기반으로 한 AI와 의료영상 공유 사업에는 387억원, 국가 보건의료데이터 허브와 소버린 AI 구축에는 349억원을 투입한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청년 창업기업 13곳에 50억원 규모의 바우처를 지원해 유니콘 기업 육성을 추진한다. K-뷰티 관련 피부 빅데이터를 확대하고 외국인 환자의 비대면진료 기능을 포함한 K-헬스케어 통합허브 플랫폼도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