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속 정정임 교수, 윤종찬 교수, 최영 교수, 안도열 서울시립대 교수, 이규 플로우닉스 연구소장. /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시립대, 의료기기업체 플로우닉스가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심혈관질환의 혈류를 분석하고 환자 맞춤형 진단 기술 개발에 나선다.

공동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도 양자컴퓨팅 기반 양자이득 도전연구사업' 신규 과제에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기간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2년6개월이며, 연구비는 25억원이다.

연구팀이 주목하는 것은 전산유체역학(CFD)​이다. CT나 MRI 영상만으로는 혈관의 구조는 확인할 수 있지만 혈액이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지, 어느 부위에 압력이 집중되는지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 CFD를 이용하면 환자의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혈류의 속도와 압력, 혈관 벽에 가해지는 힘 등을 계산할 수 있다.

문제는 계산량이다. 환자의 심장과 혈관을 정밀하게 재현할수록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져 기존 컴퓨터로는 계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복잡한 혈류 계산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다.

양자 알고리듬 기반 심혈관 질환 전산유체역학 기술 개발 및 양자이득 평가. /서울성모병원

연구는 우선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으로, 심장 안에 혈액이 정체되면서 혈전이 생길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CT 영상 등을 이용해 심장과 혈관을 3차원으로 구현한 뒤 양자컴퓨터로 혈류를 계산하고, 실제 환자의 혈류를 촬영하는 4D Flow MRI​와 비교해 정확도를 검증한다.

이번 연구에서 말하는 '양자이득'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실제 의료 계산에서 더 빠르거나 정확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터의 오류를 줄이는 기술 등을 적용해 기존 고전적 CFD와 비교하고, 양자 기반 CFD의 정밀도를 95%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환자 영상과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결과를 검증한다. 서울시립대는 양자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성능을 평가한다. 플로우닉스는 자체 개발한 4D Flow MRI 기반 혈류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양자 CFD의 정확도를 검증한다.

연구책임자인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혈류역학에 기반한 환자별 맞춤 진단과 치료가 심혈관질환 극복의 핵심"이라며 "CFD에 양자알고리즘과 오류완화 기술을 적용해 실제 임상에서 양자이득이 나타나는 조건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심방세동뿐 아니라 다른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의료기기 설계와 환자의 상태를 가상으로 구현하는 '메디컬 트윈' 등으로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연구팀은 지난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기관이 주관한 양자컴퓨팅 챌린지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데 이어, 올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K5 글로벌이 공동 주관한 퀀텀 이노베이션 캐털라이저 프로그램에도 한국에서 유일하게 최종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