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비정상·가짜진료를 근절하기 위해 운영 중인 제보센터에 출범 약 50일 만에 100건이 넘는 위법·부당행위 제보가 접수됐다. 환자에게 진료비를 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부터 허위·부당청구, 환자 유인·알선, 사무장병원 의심 사례까지 유형도 다양했다.
복지부는 지난 6월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 출범과 함께 운영을 시작한 제보센터에 이달 7일 기준 총 102건의 제보가 접수됐다고 11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진료비 허위·부당청구가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비 불법 환급(페이백)과 환자 유인·알선이 각각 26건으로 뒤를 이었다. 비급여 진료를 묶어 판매하는 패키지 관련 제보는 9건, 사무장병원 의심 사례는 3건이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이 2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방병원 23건, 요양병원 21건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인천 29건, 전남·광주 15건, 부산·경남 10건 등이었다.
실제 제보 가운데는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는데도 입원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도록 한 사례가 포함됐다. 해당 병원은 법정 본인부담금 일부를 환자에게 돌려주고, 기지국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환자에게 별도의 휴대전화까지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지부는 이 같은 행위가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 및 보험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인이 아닌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 의심 사례도 접수됐다. 병원 대표자인 의사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병원을 설립한 뒤 투자자가 병원의 경영 전반을 맡고 매월 일정 금액을 대가로 받았다는 내용이다.
비급여 진료를 입원의 조건으로 내세운 사례도 있었다. 한 병원에서는 입원 상담 과정에서 환자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면역 주사와 항암 부작용 관리 등 비급여 치료를 묶어 받도록 하고, 단기간에 고액의 진료비를 결제하도록 유도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환자를 다른 환자에게 소개하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적발 대상이다. 한 병원은 인터넷 카페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환자를 모집한 기존 환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해당 포인트를 병원 내 특식이나 스파 등 편의 서비스, 픽업·드롭 서비스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 것으로 제보됐다. 복지부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복지부는 접수된 제보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로 사전 분석한 뒤 현장 행정조사를 실시하고, 위법성이 확인되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행정조사반은 현재까지 18개 의료기관을 수사 의뢰했으며, 지난 7월 행정조사를 진행한 의료기관을 포함해 복수의 기관에 대한 추가 수사 의뢰도 검토하고 있다.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한다. 의료기관 종사자뿐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 등 누구나 제보할 수 있으며, 의료기관명과 제보자와의 관계, 위법행위가 발생한 시점과 장소, 상담·통화 기록, 사진, 진료비 내역, 금전거래 증빙 등을 구체적으로 제출할수록 조사와 수사에 도움이 된다.
곽순헌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장은 "비정상·가짜진료는 의료질서를 훼손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물론 건강보험과 민간보험 제도의 신뢰까지 저해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곽 반장은 이어 "제보 건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비정상·가짜진료 행위 유형과 의심 기관이 증가하고 있다"며 "위법·부당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추가 행정력 투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