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서울의 한 의료기관에서 의사들이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고 성범죄까지 저지른 혐의로 수사받는 사건과 관련해 "의사가 마약으로 장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다.
경찰에는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비윤리 의료인에 대한 실효성 있는 면허 제재를 위해 의사 단체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의협은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환자 치료를 위해 의학적 판단 아래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의료용 마약류를 장기간 돈벌이 목적으로 악용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행동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26일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한 혐의 등으로 의사 2명과 행정실장 1명, 투약자 11명 등 총 14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들은 2021년부터 약 2년간 182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고 4억5700만원의 범죄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의사 1명은 마취 상태의 환자 신체를 27차례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의협은 이번 사건이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뿐 아니라 아직 의료용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신종 약물까지 악용한 사례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 진료기록을 고의로 작성하지 않아 투약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과 마취 환자를 불법 촬영한 혐의까지 드러난 만큼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소수 의사의 일탈로 절대다수 의사 회원의 명예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의료계에 대한 국민 신뢰와 국민 건강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를 위해 수사기관에 범죄 혐의가 있는 의료인의 개인정보 공유를 요청하고, 해당 회원을 중앙윤리위원회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협은 "의료인의 비윤리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의사 단체에 자율 징계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의뢰하는 현재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면허와 연계된 실효성 있는 자율 징계권이 마련돼야 비윤리 의료인에 대한 신속한 제재가 가능하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