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희귀·난치질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 의료제품의 긴급 도입을 확대하고, 바이오의약품 개발·수출을 지원하는 규제 개선에 나선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후발 바이오의약품 허가 요건도 일부 합리화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우선 환자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해 공급이 중단된 필수 의료제품에 대한 정부 직접 수입(긴급도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필수의약품의 공공 위탁 생산도 추진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희귀의약품과 동일 성분을 가진 후발 치료제의 허가 절차도 손질한다. 현재 희귀의약품은 환자 수가 적고 임상시험 참여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개발 과정에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식약처는 위해성 관리계획(RMP) 자료 제출 요건 가운데 조사 대상자 수 등 일부 기준을 합리화하고, 희귀 지정이 해제된 경우 후발의약품의 관련 자료 제출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K바이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지원도 확대한다. 식약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 시행에 맞춰 수출 품질 인증과 규제 대응 역량 강화를 포함한 맞춤형 지원 체계를 오는 12월까지 구축한다.
이미 허가된 바이오의약품과 동일한 제품을 개발하는 후발 제품에 대해서는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3상) 자료 제출 면제도 추진한다. 기존 제품과의 동등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 개발 기간과 비용 부담을 줄여 시장 진입을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의료용 마약류 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식약처는 의료인이 마약류를 목적 외 사용하거나 불법 유통하는 등 중대한 위반을 저지를 경우 업무정지 처분과 별도로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마약류 취급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오남용 위험 대상을 찾아내는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을 올해 말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3주가량 걸리는 감시 대상 선정 기간을 3일 이내로 단축하고, 365일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환자의 의료용 마약류 과다 처방을 막기 위한 관리도 강화한다. 환자의 마약류 투약 이력 확인 대상 성분에 프로포폴을 추가하고, 처방 과정에서 의약품 정보시스템(DUR) 확인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편 오유경 식약처장은 최근 대통령이 도입 검토를 지시한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과 관련해 "아직 식약처가 결정을 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처장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모자보건법 개정 전이라도 식약처가 현행 법률만으로 약물을 승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취재진 질문에 "관계부처들과 긴밀히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 같이 답했다.
같은 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사전 브리핑에서 "아직 입법이 미비한 부분에 대해 정부가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모자보건법 개정 등을 국회와 논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