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 진행체계./보건복지부

응급실을 찾은 자살시도자가 치료만 받고 귀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과 사례관리, 지역사회 연계까지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전국 100곳으로 늘어난다. 응급실이 자살 재시도를 막는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4일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 병원을 기존 95곳에서 100곳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2013년 25개 병원에서 시작한 사업은 2023년 80곳, 지난해 90곳, 올해 93곳으로 확대된 데 이어 이번에 100곳까지 늘었다.

자살시도자는 일반인보다 자살 위험이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응급치료를 받은 뒤 상담이나 정신건강 치료로 이어지지 못해 재시도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사업 참여 병원에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설치해 응급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을 이뤄 환자를 관리한다. 자살시도자가 응급실을 찾으면 응급치료 이후 초기 상담과 자살 위험도 평가를 받고, 최대 4차례 사례관리를 거친 뒤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지역사회 서비스로 연계된다. 자살시도로 인한 신체 손상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도 1인당 연간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사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사업 참여 병원 응급실에는 자살시도자 2만2837명이 내원했고, 이 가운데 1만4414명이 사례관리에 동의해 서비스를 받았다. 사례관리를 4회 받은 자살시도자의 자살 생각 비율은 28.8%에서 13.8%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고, 자살 위험도가 '상'으로 평가된 비율도 17.0%에서 5.3%로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복지부는 이번 사업 확대와 함께 응급실에서 자살시도자를 긴급복지지원으로 바로 연계할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자살예방센터 종사자만 긴급복지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종사자도 신청할 수 있어 응급실 단계에서 생계·의료·주거 지원까지 신속하게 연결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