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감염병, 이른바 '인수공통감염병'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가 감시 체계 강화와 고위험군 사전 발굴을 중심으로 범부처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변이 가능성이 높은 감염병에 대해 동물·사람·환경을 아우르는 '원헬스(One Health)' 기반 협력을 확대해 신종 감염병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질병관리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30일 오후 '2026년 제1차 인수공통감염병 대책위원회'를 열고 대응체계 점검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책위원회는 2004년부터 운영돼 온 범부처 협의체로,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국방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동향과 대응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인체 감염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를 핵심 의제로 다뤘다. 정부는 바이러스의 재조합과 변이로 새로운 유형이 출현할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외 가금류와 야생조류 감시를 강화하고, 아직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은 인체감염 상황에 대한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또 감염 고위험군을 사전에 발굴해 관리하는 방안도 집중 논의됐다. 감염 위험이 높은 직업군이나 환경에 노출된 집단을 조기에 파악해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에게서 발생한 바이러스나 세균이 사람에게 옮겨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전 세계로 확산돼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어 공중보건 위협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조류인플루엔자처럼 가금류나 야생동물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까지 전파되는 사례가 늘면서 국제적인 감시와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해부터 미국 18개 주의 젖소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이와 접촉한 사람까지 감염되거나 사망 사례가 보고되면서 세계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재 기준 국내에서는 가금류 농장 62건, 야생조류 63건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보고됐다. 해외에서는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등 전 지역에서 가금류와 야생조류 감염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제2차 인수공통감염병 관리계획(2023~2027)' 추진 현황과 범부처 모의훈련 결과를 공유하고, 동물 단계 감염병 예찰 프로그램 개선 방향도 점검했다. 아울러 공동 역학조사 매뉴얼 고도화, 연구기관 협력 심포지엄 활성화 등 협력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 본부장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상당수는 신종 감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동물 단계에서의 예찰과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관 간 협력을 통해 대응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동물 발생이 사람 감염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처 간 정보 공유와 신속한 공동 대응이 중요하다"며 "원헬스 기반 협력체계를 강화해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