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다음 달 예정했던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관련 국민참여 토론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정책 추진을 둘러싼 의료계와 환자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여론 논쟁이 확산되면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부는 29일 "토론회를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고, 탈모 급여 확대에 대한 여러 입장이 충분히 논의된 점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초 복지부는 다음 달 4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국민참여단 200명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고,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문제를 첫 의제로 다룰 계획이었다.

복지부는 다만 토론회는 중단하더라도 청년층을 포함한 국민 건강 문제 해결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발굴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탈모 일러스트./조선DB

이번 논의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1일 정책 간담회에서 하반기 중점 과제 중 하나로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언급하면서 본격화됐다. 복지부는 취업을 앞둔 청년층의 수요와 부담을 고려해 청년 대상 우선 적용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정책이 알려진 이후 의료계와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건강보험 재정의 우선순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모 치료제 급여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기종 회장은 "탈모보다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보장이 우선"이라며 "한정된 재정은 필수 의료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회가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6.8%가 의료비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고, 누적 본인부담금이 1000만원을 넘는다는 응답은 40.8%, 3000만원 이상은 19.7%였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치료를 포기하거나 미룬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앞서 성명을 내고 탈모 급여 확대가 건강보험 급여 원칙과 우선순위를 흔드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중증·희귀질환 지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필수의료 중심의 재정 투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은 정부가 하반기 중점 과제로 추진해온 사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고 언급하며 제도 검토를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