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은 더 받을 수 있을까. 탈모 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될까. 도수치료 관리는 왜 강화되고, 설탕 부담금 논의는 어디까지 왔을까.
보건복지부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복지·의료 현안들에 대한 추진 상황을 공개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연금 개편, 탈모 건강보험 적용 논의, 응급의료 체계 개편, 연명의료 제도 개선 등 주요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다음은 정은경 장관, 김국일 기획조정실장, 진영주 사회복지정책실장, 은성호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 손영래 의료개혁추진단장과의 질의응답.
-기초연금 수급 기준과 금액은 어떻게 조정되나.
"올해 하반기 안에 개편 방향을 확정한다. 핵심은 저소득 노인일수록 더 많이 받는 '하후상박' 구조로의 전환이다. 노인 하위 70%에게 동일 금액을 지급하는 현행 방식은 빈곤 해결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급률을 급격히 낮추는 건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기준 중위소득의 96%에 달하는 선정 기준을 중위소득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 성숙도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도수치료 비급여 관리 방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지적이 있다.
"방향성 자체는 2~3년 전 의료개혁 시행 방안 수립 당시 공청회를 거친 사안이다. 세부 횟수와 가격은 자동차보험 인정 기준, 실제 비급여 가격 분포 등을 토대로 의료계·환자·소비자단체가 참여한 비급여 협의체에서 수차례 논의해 결정했다. 현재 주 2회, 총 15회까지를 의학적 치료 목적으로 인정하고 초과분은 본인 부담으로 하는 기준을 유지하되, 시행 과정에서 보완점을 지속 개선하겠다."
-탈모 건강보험 적용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향후 일정은.
"청년층 탈모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견과, 중증 질환 위주로 급여화해야 한다는 원칙이 공존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위해 오는 7월 4일 국민 200명이 참여하는 '모두의 토론회' 첫 번째 주제로 탈모 급여화를 다룰 예정이다. 앞서 건강보험공단이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급여화에 긍정적인 답변이 많이 나왔다."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은 무엇인가.
"응급의료는 이송의 문제가 아니라 중증 상황에서의 최종 치료, 즉 응급 수술 역량에 관한 구조적 문제다. 암 수술 같은 정해진 치료 역량은 뛰어나지만, 24시간 응급 상황에 언제든 수술할 수 있는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 있느냐가 핵심이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면, 119·응급의료기관·지자체가 함께 모여 지역 단위의 합의된 이송 지침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있는 자원이라도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먼저다.
구조적으로는 11월까지 응급의료기관 지정 기준을 시설 중심에서 최종 치료 역량 중심으로 개편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 명칭도 '중증응급의료센터'로 바꿔 역할을 명확히 하겠다.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시 형사책임을 완화하고 정부 배상 지원을 확대하는 안전망도 내년 중 시행한다. 관련 정책 이행을 전담할 지역·필수·공공의료 전담실(지필공실)은 7월 중순 출범한다."
-지방선거 이후 설탕 부담금 도입이나 담뱃값 인상이 논의되고 있나.
"설탕 부담금은 WHO 권고와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를 고려해 종합 비만 정책 맥락에서 검토할 수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없으며 사회적 논의 단계다. 담뱃값 역시 국내 가격이 OECD 수준보다 낮고 건강증진 10개년 계획에 인상 검토가 포함돼 있으나 아직 구체화하지 못했다. 전자담배·합성 니코틴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금연 정책과 함께 검토하겠다."
-낙태죄 입법 공백이 6~7년째 지속되고 있다. 해결 방안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복지부·식약처·여성가족부·법무부 등 관계 부처가 쟁점을 조율 중이며,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통해 제도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정부 방향을 확정해 국회에 법 개정을 신속히 제출하겠다. 여성의 건강권과 태아의 생명권 보장을 함께 고려하겠다."
-환율 불안 국면에 국민연금을 방어 수단으로 동원하거나 주가 부양을 시도한다는 의혹이 있다.
"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한 환율 관리 정책의 일환일 뿐이다. 환헤지 비율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말씀드린 바 있다. 국내 주식 비중 조정(20.8% 기준 설정) 역시 주가 부양 목적이 아니라, 실제 보유 비율과 목표 비율 간의 격차가 너무 커 급격한 조정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내년까지 동향을 보며 감축하는 기존 정책 기조는 유지된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임종기'에서 '말기'로 확대하면 취약계층이 경제적 이유로 내몰릴 우려가 있다.
"현행 임종기는 말기보다 판단이 어려워 불필요한 연명 치료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다. 비암성 질환은 말기 구분의 불확실성이 크므로, 단계적 접근도 방법으로 검토 중이다. 경제적 이유로 연명의료 중단을 강요받는 일이 없도록, 윤리위원회가 의학적·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구조를 철저히 운영하겠다."
-AI로 인한 고용 구조 변화에 대비한 대안적 소득보장 논의는 어디까지 왔나.
"AI가 가져오는 고용 구조 변화로 기존 사회보험 중심의 분배 체계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 오고 있다. 그에 맞는 대안적 소득보장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아직 뭘 제안하기는 어렵고, 현재 분석으로는 청년층의 소득보장 지원이 특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기본소득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다양한 방식도 구상할 수 있다. 6월 말 미래사회보장 포럼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
-장관이 꼽는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복지 영역에서는 사각지대 문제가 여전하다. 취약계층을 먼저 보호하는 것, 양극화에 대비해 복지 위기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실행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의료 파트에서는 지역·필수·공공의료 계획을 분야별로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정리해 발표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