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 게시된 '노인 건강' 인기 영상 10개 중 4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 전문가' 콘텐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문가보다 7배 많은 AI 건강 영상이 확산되면서 고령층의 정보 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유튜브에 게시된 '노인 건강' 관련 조회 수 상위 100개 영상을 분석한 결과, 42건(42%)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된 영상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24건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전문가를 내세운 이른바 '가짜 전문가' 콘텐츠였다. 최근에는 AI가 만든 인물과 음성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OOO 교수', 'OOO 전문의' 등 실제 존재하지 않는 전문가 이름을 계정명으로 사용해 이용자의 신뢰를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제 의사나 교수 등 전문가가 직접 출연한 영상은 6건(6%)에 불과했다. 생성형 AI 제작 영상이 실제 전문가 출연 영상보다 7배 많은 셈이다.
개발원은 전문가를 사칭한 영상 상당수가 건강 효과를 과장하거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분석 대상 영상에서는 "따뜻한 물이 위장약보다 효과가 좋다", "냉동 블루베리가 당뇨를 완치시킨다" 등의 주장이 확인됐다.
고령층의 온라인 건강정보 이용이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자의 97.2%는 실시간 방송이나 동영상 시청을 여가 활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사용 시간도 하루 평균 1시간 39분으로 5년 전보다 1시간 5분 증가했다.
개발원이 실시한 건강정보 인식조사에서는 60대 응답자의 45.4%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건강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이 건강 관련 정보를 접하는 빈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문제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일수록 AI가 만든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교육부의 '2025년 제1차 성인 디지털 문해 능력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에 대한 기본 이해와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60대 이상이 23.3%로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개발원은 국민이 건강정보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건강정보 게시물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배포하고 있다.
김헌주 개발원장은 "AI 기술 발전과 함께 건강정보 콘텐츠가 점차 정교해지면서 고령층이 무엇이 올바른 건강정보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고령층 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정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