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6월 11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착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연간 106만 명의 암환자를 진료하는 서울아산병원이 난치 암 치료 역량 강화를 위해 '중입자치료센터' 건립에 본격 착수했다.

2031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중입자치료센터를 조성하고, 탄소 이온뿐 아니라 헬륨·네온·산소 등을 활용하는 멀티이온빔 치료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은 11일 중입자치료센터 착공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박성욱 아산의료원장,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송시열 중입자추진단장 등이 참석했다. 이 밖에 서강석 송파구청장과 츠토무 다케우치 도시바 대표, 코우 이소기미,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등도 참석했다.

중입자치료센터는 연면적 3만9502㎡(약 1만1949평),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로 건립된다. 국내 중입자치료센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내부에는 일본 도시바가 제작한 회전형 치료기 2대와 고정형 치료기 1대 등 최고 사양의 장비가 설치될 예정이다. 시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감리는 한미글로벌(053690)이 맡는다.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조감도. /서울아산병원

중입자 치료는 탄소 등 무거운 이온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올려 암세포에 정밀하게 조사하는 방사선 치료법이다. 일반 방사선 치료보다 암세포 파괴력이 높고 정상 조직 손상은 최소화할 수 있어 '꿈의 암 치료'로 불린다. 췌장암, 폐암, 육종암, 신장암, 재발 암 등 기존 치료가 쉽지 않은 난치성 암에 활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아산병원이 도입하는 장비는 기존 중입자치료기보다 조사 범위가 넓고 선량률이 높아 단시간에 넓은 부위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특히 탄소 이온 외에도 헬륨, 네온, 산소 등 다양한 입자를 활용하는 멀티 이온빔 치료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종양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고, 방사선 저항성이 강한 암이나 소아암 치료에도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병원은 기대했다.

치료 과정에서는 CT 기반 영상 유도 시스템도 적용된다. 치료 중 변하는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실시간에 가깝게 반영해 정밀도를 높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암 환자 8명 중 1명이 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중입자치료센터가 가동되면 난치성 암 치료 선택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 암 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병원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6월 11일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착공식에서 관계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왼쪽 첫 번째부터 정경구 IPARK현대산업개발 대표, 이창규 DK메디칼솔루션 회장, 코우 이소기미 니켄세케이 설계부문 대표, 츠토무 다케우치 도시바 대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서강석 송파구청장, 박성욱 아산의료원장,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송시열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추진단장. /서울아산병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1977년 선친이신 정주영 설립자께서 아산재단을 설립하실 당시와 달리 오늘날 무의촌은 사실상 사라졌지만 여전히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다"며 "새로운 치료 기회를 기다리는 난치성 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중입자 치료기 도입은 선친의 뜻을 이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방사선치료 가운데 가장 효과가 뛰어난 치료법 중 하나"라며 "장기간의 공사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함에도 최고 수준의 암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암 환자들의 치료 성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서울아산병원의 국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