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마약류 과잉처방, 허위 진료기록 작성, 불필요한 입원 유도 등 이른바 '가짜 진료' 근절에 나선다. 법 위반 여부를 넘어 의료인의 비도덕적 진료행위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5일부터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을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행정조사반은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부당·위법 의료행위를 조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선 조사 대상은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주사제 등을 맞는 조건으로 환자를 입원시켜 과도한 의료비를 청구하는 사례,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을 의학적 근거 없이 과잉 처방하는 사례, 의료인의 비도덕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례 등이다.
현행 의료법상 진료와 처방은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 영역으로 인정된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기관이 제도 취지를 악용해 부적절한 의료행위를 반복하더라도 사무장병원처럼 명확한 법 위반이 확인되지 않으면 행정처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복지부는 이번 행정조사에서 관계 법령 위반 여부뿐 아니라 의료행위의 적절성까지 살펴볼 방침이다. 특히 의료법과 의료법 시행령에 규정된 '의료인의 비도덕적 진료행위 금지 의무'를 적극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료법 시행령은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의료행위, 비도덕적 진료행위, 불필요한 검사·투약·수술 등 지나친 진료행위를 의료인의 품위 손상 행위로 규정한다. 복지부 장관은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최대 1년 범위에서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복지부는 조사 과정에서 의료인단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위법성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판단될 경우 의료인단체 윤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행정처분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문제가 된 사례로는 환자 요구에 따른 마약류 과잉 처방, 비만치료제 처방 후 실손보험금 수령을 위한 허위 진료기록 작성, 혈액투석 환자 유치를 위한 금품 제공, 특정 비급여 치료를 조건으로 한 요양병원 입원 유도 등이 제시됐다.
복지부는 조사 과정에서 사무장병원 운영이나 허위 서류 발급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 고발이나 수사 의뢰도 병행할 방침이다.
곽순헌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장은 "비정상적인 진료를 하는 병·의원이 정상적인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지 않도록 의료현장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