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짜 환자와 가짜 진료 등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거짓청구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년간 중단됐던 건강보험 기획조사도 올해 하반기부터 재개된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 하반기 건강보험 거짓청구 적발을 위한 기획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기획조사는 건강보험 제도 운영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하거나 사회적 문제가 제기된 분야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현지조사다. 지난 2024~2025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됐지만, 이르면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거짓청구는 실제로 하지 않은 진료를 한 것처럼 꾸며 건강보험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실제 진료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한 것처럼 신고하거나, 근무하지 않은 의사가 진료한 것처럼 청구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거짓청구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액은 연평균 약 96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부당청구 금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주요 적발 사례로는 입원일수 또는 내원일수 부풀리기, 비급여 진료 후 진료비 이중청구, 실제 실시하지 않은 검사·치료·투약 비용 청구, 의료행위 건수 부풀리기, 실제 근무하지 않은 인력에 대한 인건비 청구, 무자격자 진료 및 조제 비용 청구 등이 있다.
복지부는 조사 대상 선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이달 중 의약계와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현지조사 선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사 항목과 시기를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부당청구감지시스템을 활용해 거짓청구 가능성이 높고 적발 금액이 큰 유형을 집중 분석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198개 판단 기준을 바탕으로 요양기관별 위험도를 산정해 부당청구 가능성이 높은 기관을 선별하는 빅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이다.
조사를 통해 거짓청구가 확인되면 부당이득금 환수와 함께 최대 1년의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업무정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부당금액의 최대 5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거짓청구 금액이 1500만원 이상이거나 거짓청구 비율이 20% 이상인 요양기관은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관명과 위반 사실이 공개된다.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등 의료법 위반이 적발될 경우 의료인에게 최대 1년의 자격정지 처분도 가능하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가짜 진료와 가짜 환자 등 거짓청구에 대한 기획조사를 통해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고, 거짓·부당청구 없는 정상적인 청구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