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일대에서 확산 중인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해 16일(현지 시각)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콩고민주공화국 동북부 이투리주를 중심으로 에볼라 추정 사망 사례 88건과 300건 이상의 의심·확진 사례가 확인됐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집단 사망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국경을 넘는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때와 같은 팬데믹 단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국경을 맞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도 확진자 2명이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콩고민주공화국 방문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WHO는 실제 감염 규모가 공식 집계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에볼라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강 인근에서 처음 발견됐다. 과일박쥐나 침팬지 등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되며, 감염자 혈액이나 체액 접촉을 통해 사람 간 전염도 가능하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 무기력감 등이 나타나고 이후 구토·설사·출혈 증상으로 악화될 수 있다.
초기 유행 당시 치사율은 최대 90%에 달했다. 특히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지역 집단 발병 때는 1만1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2018~2020년 콩고민주공화국 유행 때도 2300여명이 숨졌다.
WHO는 이번에 확산 중인 바이러스가 에볼라 하위 계열인 '분디부교' 계열이라고 밝혔다. 이 계열은 기존 에볼라 바이러스와 달리 아직 승인된 백신이나 특화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최근 남극 크루즈선을 통해 확산된 한타바이러스 사례까지 겹치며 감염병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를 출항한 네덜란드 크루즈선 'MV혼디우스' 관련 확진자는 이날 기준 10명으로 늘었다. 탑승 후 자가격리 중이던 캐나다인 1명도 추가 잠정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