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추진해온 감염병 대응 체계 정비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했다. 항생제 내성 관리 강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가 마련되고, 결핵·잠복결핵 검진 의무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도 신설됐다.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격리 조치 관련 권리구제 절차도 법에 명시됐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결핵예방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8일 밝혔다.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관리 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립하는 내성균 관리대책에 항생제 사용관리, 처방 기준, 사용량 정보 수집, 관련 인력·시설·정보시스템 운영 등이 포함되도록 했다.
질병청장이 항생제 사용관리 표준지침을 마련하고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의료기관 관리·평가, 인식 개선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새로 담겼다. 인력·시설·장비·교육·연구 등에 필요한 비용 지원도 가능해진다.
질병청은 이번 개정으로 현재 시행 중인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 시범사업의 추진 근거가 마련됐으며, 향후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 추진 기반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의 기본권 보호 장치도 보완됐다. 개정안은 입원·격리 조치 대상이 되는 '감염병의심자'의 정의를 보다 구체화했다. 기존에는 감염병 환자 등과 접촉했거나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으로 규정했지만, 앞으로는 전파 가능 기간 내 접촉했거나 역학적 연관성이 있어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범위를 명시했다.
또 입원·격리 조치 사유가 해소될 경우 질병청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를 즉시 당사자와 보호자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격리 조치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에는 '인신보호법' 을 준용해 구제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통과된 결핵예방법 개정안은 결핵 및 잠복결핵 검진 의무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를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대상 기관은 의료기관, 산후조리업체,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아동복지시설 등이다. 개정안에 따라 특별자치시·도 및 시·군·구는 결핵 및 잠복결핵 검진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있게 된다.
질병청은 이번 개정으로 기관·학교 운영자의 검진 비용 부담을 덜고, 환자·신생아·영유아 등 감염 취약계층이 밀집한 시설에 대한 관리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