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우리나라 청소년층의 우울증 치료제 사용이 급증한 반면 고령층에서는 위장약 복용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복합제가 약국 판매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도 더욱 강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4년 의약품 소비량 및 판매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하루 의약품 소비량은 1491.7 DID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환산하면 국민 1명이 매일 평균 약 1.5일분의 의약품을 복용하는 수준이다.
국민 1인당 연간 의약품 지출액은 84만2594원으로 집계됐다. 달러 기준으로는 617.8달러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전체 의약품 가운데 소화기관 및 신진대사 관련 약물 소비량이 가장 많았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5세~19세 우울증 치료제 사용량 '급증'…'동네 의원' 처방 주도
특히 우울증 치료제 사용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5년간 전체 우울증 치료제 사용량은 51.0% 늘었다.
연령대별 증가 폭은 청소년층에서 더욱 가팔랐다. 5∼9세는 244.5%, 10∼14세는 157.5%, 15∼19세는 128.3% 증가했다.
정신건강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진료 접근성 확대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사회적 배경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별과 연령을 모두 포함해 우울증 치료제를 가장 많이 복용하는 집단은 80세 이상 여성으로 하루 1000명당 약 115명 수준이었다.
고령층에서는 위장약 사용 증가가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위산 분비 억제제인 프로톤펌프억제제 사용량은 최근 5년간 52.9%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의 10% 이상이 매일 해당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세 이상 여성은 하루 1000명당 203.3명 수준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만성질환 치료 과정에서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다제약물 처방 증가에 따른 위장 보호 목적 처방 확대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울증 치료제와 위장약 모두 대형병원보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주로 처방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위장약은 의원 처방 기준 하루 1000명당 26.5명 수준으로 종합병원(15.1명)과 상급종합병원(8.9명)보다 높았다. 우울증 치료제 역시 의원 처방이 하루 1000명당 23.0명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의약품 판매 68%는 약국서 발생…당뇨 치료제 판매액 전년比 392%↑
의약품 공급 구조 측면에서는 약국 중심 판매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의료기관 종별 급여 의약품 청구액 가운데 약국 판매액은 18조4938억원으로 전체의 68.5%를 차지했다. 이는 상급종합병원(14.7%)과 종합병원(8.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약국 판매액을 해부·치료·화학적 분류(ATC) 기준으로 보면 만성질환 치료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고지혈증 복합제(C10B)가 전체 판매액 1위를 기록했고 당뇨병 치료제(A10B), 고혈압 복합제(C09D) 등 주요 만성질환 치료제가 상위권에 포함됐다.
또 위궤양 치료제(A02B), 치매 치료제(N06D), 항혈전제(B01A) 등 고령층에서 사용량이 많은 약물군도 높은 판매 비중을 보였다.
특히 기타 당뇨병 치료제(A10X) 판매액은 2023년 대비 392% 증가했다. 2023년 4월 당뇨병 치료제 병용 급여 기준 확대 이후 2제·3제 복합제와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계열 신규 의약품 도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심평원은 비급여 병용 치료제와 합병증 치료제 처방 증가가 의약품 시장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급여·비급여 경계에 있는 치료제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