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말 못 할 고민을 스마트폰이 해결했다. 3명 중 1명꼴로 겪는 조루증을 스마트폰 앱(app·응용 프로그램)으로 해결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한 훈련을 통해 사정 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성관계 시간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크리스터 그로벤(Christer Groeben)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의대 교수 연구진은 "조루의 근본적인 심리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스마트폰 앱이 참가자 22%에서 사정 시간을 두 배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4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비뇨기과학회 연례 학술 대회(EAU26)에서 발표됐다.
◇사정까지 시간 두 배로 늘어
조루는 성기 삽입 이전이나 삽입 후 60초 이내에 사정하는 증상을 말한다. 남성 30%가 겪지만,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해 의학적 도움을 구하는 남성은 9%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네덜란드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프로그노익스(Prognoix)가 개발한 멜롱가(Melonga)라는 앱이 조루를 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유럽과 미국 전문의들이 개발한 이 앱은 유럽연합 의료기기 규정(EU 2017/745 MDR)에 따라 공식적으로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aMD) 1등급으로 분류된다.
연구진은 임상시험에서 조루증을 가진 남성 80명을 12주 동안 앱을 사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무작위로 배정됐다. 조루증은 전립선이나 갑상선 문제로 발생할 수 있으며 우울증과 중복될 수 있지만, 이번 연구에는 다른 질병이 없는 남성만 참가했다.
임상시험 결과 12주 과정을 모두 완료한 66명 중 앱을 사용한 그룹은 사정 지연 시간이 평균 61초에서 125초로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사용 4주 만에 나타났다. 앱을 쓰지 않은 남성들은 평균 0.5초 증가에 그쳤다.
앱을 사용한 남성들은 성관계 중 사정 조절 능력이 현저히 개선됐으며, 사정과 관련된 불안감이 줄었다고 보고했다. 12주 후, 자가 보고 측정 기준에 따르면 앱을 사용한 남성은 22%가 더 이상 조루 증상을 경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조르지오 루소(Giorgio Russo) 이탈리아 카타니아대 비뇨기과 교수는 "극적인 효과"라며 "단 1~2분만 개선돼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조루 치료 앱은 이미 여럿 개발됐지만, 이번처럼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운동과 심리 요법 병행
전문가들은 앱은 약물보다 환자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장점이 더 많다고 본다. 루소 교수는 "10분이나 15분짜리 진료 시간 동안 약은 의사에게는 가장 쉬운 해결책이지만, 환자에게는 그렇지 않다"며 "멜롱가 앱은 휴대폰에 의사를 두고 다니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지금도 조루를 치료하는 약물이 있다. 국소 마취제로 사정을 지연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조루 치료 방법이지만, 성관계 전에 매번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라는 약물은 뇌에서 사정 중추를 억제해 사정 시간을 지연시킨다.이 역시 반복적으로 복용해야 하고 부작용 우려도 있다.
연구진은 멜롱가 앱은 심리학자와 비뇨기과 전문의가 설계한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간단히 말해 약물로 감각을 마비시키지 않고 스스로 사정 시점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스스로 사정 직전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인식하고, 성적 흥분을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얻는 방법을 배운다.
특히 앱은 남성이 파트너와 조루 문제에 대해 소통하고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 자신의 고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모두 극복하도록 돕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로벤 교수는 "앱은 사생활 보호라는 장점도 있다"며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조루 환자로 낙인이 찍힌다고 느끼기 때문에 의사를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유럽비뇨기학회(2026), https://uroweb.org/news/press-release-smartphone-app-can-help-men-last-longer-in-bed-finds-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