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재정 건전성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2026년도 건강보험 시행계획을 세웠다. 필수의료 수가는 올리고 과보상 영역은 깎는 구조 개편에 나서는 한편, 외래 과다 이용과 비급여 관리 강화 등 지출 효율화 장치도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의 2026년 시행계획안을 심의했다. 2024년 2월 발표된 종합계획의 3차년도 이행계획으로, 총 75개 세부 과제의 추진 상황 점검과 향후 방향을 담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수립된 연차 계획이기도 하다.

종합계획은 ▲필수의료 공급 및 정당한 보상 ▲의료격차 축소 및 건강한 삶 보장 ▲건강보험의 재정적 지속가능성 제고 ▲안정적 공급체계 및 선순환 구조 마련 등 4대 방향으로 구성됐다.

2025년 건강보험 재정 현황./국민건강보험공단

◇과보상은 낮추고, 필수의료는 올린다

정부는 필수의료 보상체계의 구조적 개선에 착수한다. 상반기 중 비용 분석에 기반한 상대가치 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과보상 수가를 인하해 확보한 재원으로 저보상 필수의료 수가를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2030년 '균형수가' 달성이다.

분만·소아 진료처럼 의료 수요가 감소한 영역에 대한 보상 강화도 추진한다.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의 본사업 전환을 4분기 중 검토한다. 심뇌혈관질환·응급의료 분야의 진료협력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사후보상을 강화한다.

지불제도 개편과 연계해 성과 중심의 심사·평가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분석심사 선도사업의 본사업 전환 여부를 검토하고, 연내 의료질평가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요양병원 수가 손질…간병비 급여화 검토

의료격차 해소와 돌봄 연계 강화도 시행계획에 포함됐다. 복지부로 이관된 국립대병원이 필수의료 중추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하고, 3분기에는 포괄2차 종합병원을 신규 지정해 지역 2차 병원의 기능을 강화한다.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수가 및 환자분류체계 개선을 통해 의료기능을 강화하고, '사회적 입원'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요양병원과 229개 지자체 시스템을 연계해 퇴원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지원한다.

간병 부담 완화 대책도 검토 대상이다. 현재 본인부담률 100%인 요양병원 간병비를 30% 내외로 낮추는 급여화 방안을 들여다보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상급종합병원 참여 제한도 단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방문재활·치매·중독 치료까지 안전망 확대

중증·희귀난치질환 치료제의 신속 등재 지원도 계속된다. 허가·평가·협상 절차를 병행해 등재 기간을 기존 330일에서 150일로 단축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성과평가를 거쳐 제도화 여부를 검토한다.

중증장애인 대상 방문 재활서비스 도입,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 지역 확대, 정신의료기관 퇴원환자 지원 강화, 마약류 중독자 치료기관 확충 등 의료안전망 보완책도 포함됐다.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 종합대책을 준비하고, 아동 치과주치의 시범사업을 지속한다. 가정형 호스피스 수가 인상과 연명의료결정제도 수행기관 확충도 추진된다.

◇관리급여 도입·재산보험료 정률제 전환

재정 건전성 강화 조치도 병행된다. 현재 연간 외래진료 365회 초과 시 본인부담 90%를 적용하던 기준을 300회 초과로 강화하는 시행령 개정을 하반기 추진한다.

비급여 모니터링과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3분기에는 '관리급여' 제도를 도입해 비급여 관리 체계를 정비한다. 실손보험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보험료 부과체계 역시 손질한다. 재산보험료를 하반기 등급별 점수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고, 부과체계 개편기획단을 운영해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건강보험 당기수지 흑자 폭은 2025년 4996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정부는 국고지원 예산 확대를 추진하고, 상반기에 5년 단위 중장기 재정전망을 공개해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신약 약가유연계약 확대·AI 의료기기 등재 검토

혁신 신약에 대해서는 비용효과성 평가 개선과 약가유연계약제 확대를 추진한다. 필수의약품은 약가 우대 강화와 신속한 약가 보전 등을 통해 공급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의 안착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 의료기기의 건강보험 정식 등재 방안도 검토한다. 치료재료 공급 모니터링과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의료 AI 연구를 위한 건강보험 데이터 원격접속 시범사업과 합성데이터 개발을 추진하고, 오프라인 분석센터 4개소를 확충한다. '건강정보 고속도로' 연계 기관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