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대생 선발 정원이 기존보다 490명 늘어난다. 증원 인원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과대학에서 '지역의사' 전형으로만 선발된다. 정부는 지역의사 제도 시행, 의대 교육 지원, 전공의 수련 과정 개편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의료계와 환자·소비자 단체 등이 참여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학년도부터 5년간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 2028~2029학년도는 613명 늘어난 3671명으로 확대된다. 2030년 이후에는 공공의대와 신설 지역의대 정원(각 100명)을 반영해 3871명으로 늘어난다. 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의 의사 인력이 추가 양성되는 셈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인구 고령화,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근무 환경 변화, 의료 이용 감소 가능성 등을 반영한 모형을 선택했다"며 "추계 결과를 모두 반영하기보다는 의대 교육 여건과 양질의 인력 양성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보는 관점에 따라 증원 규모가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며 "선택한 추계 모형에 비해 약 75% 수준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전체 증원 규모가 확정되는 대로 비(非)서울권 32개 대학에 대한 정원 배분 작업에 착수한다. 다음은 정 장관과 최은옥 교육부 차관,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장미란 의대교육지원관 등의 일문일답이다.
—내년 입시에서 대학들의 실제 선발 인원이 줄어들 가능성은 없나.
"이번에는 490명 증원으로, 지난해처럼 대학들이 자율 감축을 제안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24·25학번 약 6000명이 교육을 받고 있고, 대학들도 이에 맞춰 여건을 개선해 왔다. 다만 대학별 계획을 제출받아 평가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신설 의대와 지역의사 배정 기준은.
"신설 공공의대 배출 인원은 400명, 신설 지역의대는 200명이다. 기존 32개 비수도권 의대에는 교육 여건과 학번 중복 상황을 고려해 첫해 490명을 배정한다. 연도별 정원은 달라지며 연평균 약 660명, 실제 배출 기준으로는 약 700명 수준이다."
—증원에 따른 교육 여건은 충분한가.
"24·25학번 학생들의 '더블링(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했던 학생들이 복귀하면서 신입생과 함께 수업을 듣는 현상)'이 가장 큰 과제다. 학생들이 임상 실습에 들어가는 시점은 2027학년도부터다. 대학들이 제출한 시설 개선 계획은 2029학년도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시설 개선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이번 증원 배정 과정에서도 해당 계획을 평가해 반영할 예정이다."
—2027학년도 이후 정원 배정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대학별 정원 배정은 3월부터 시작해 4월에 최종 확정된다. 각 대학은 학칙 개정을 거쳐 4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27학년도 모집 인원을 제출해야 하고, 대교협은 5월 말까지 이를 반영한 대입 수시 모집 요강을 공표하게 된다."
—강원대·충북대와 제주대처럼 규모가 다른 국립대의 배정 방식은.
"국립대는 정원이 50명 이상이면 기존 정원의 30%, 50명 미만이면 100%까지 증원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사립대는 50명 이상은 30%, 50명 미만은 20% 상한을 적용한다. 이 범위 안에서 대학별 교원·시설 여건과 이사회 계획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배정할 방침이다.
강원대와 충북대는 50명 미만에 해당하며, 제주대는 소규모 국립대로 100% 상한이 적용된다. 지역별 인구 비례 수요와 상한 기준을 함께 고려했으며, 제주와 경기·인천 지역 모두 최초 인구 비례 배정 규모가 최종 결정에 반영됐다."
—증원안에 모두 찬성했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표결 직전에 퇴장했다. 정부안에 대한 반대표는 한 표였고, 나머지는 모두 찬성이었다. 정은경 장관은 위원장 자격으로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향후 의료계 집단행동 가능성에 대한 대응은.
"의료계는 추계위원회와 보정심에 모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해 왔다. 합의안에 대한 평가와 검토는 의료계가 진행 중이다. 정원 문제뿐 아니라 다른 의료 현안도 함께 협의할 계획이다. 집단행동 가능성에 대한 답변은 현재 어렵고, 최대한 소통과 설명을 통해 진행하겠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 가능성과 일정은.
"보정심에서는 공공의대 관련 의원입법이 발의돼 있고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별도 정원을 반영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당장 학생을 받을 수는 없어 2030년 입학을 가정해 수치를 산정했다. 설립 가능성 자체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공의대는 법안이 통과되고 준비가 이뤄질 경우 2030년 충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설 지역의대는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정원 100명이 배정됐으며, 올해 안에 지역과 학교를 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교원·시설 확충을 위한 연차별 예산이 필요하다. 다만 구체적 확정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역 선정 시점은.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해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 2030년 이후 신설 의대도 지역의사제가 적용되나.
"현재 검토 중인 신설 의대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국립대 형태로 논의되고 있다. 이 경우 '지역의사 양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로 선발하는 규정이 적용된다."
—의료사고 안전망 관련 법안은.
"필수 의료 기피 요인 가운데 하나가 의료사고 부담인 만큼 환자와 의료인을 모두 보호하는 안전망이 필요하다. 국회 발의 법안을 병합해 수정안을 마련 중이며, 환자 단체와 의료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형사 절차 개정안에서 공소 제한이 빠진 이유는.
"관련 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고 기소 제한 특례도 논의 대상이다. 일부 환자 단체의 문제 제기를 감안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증원 결정의 의미는.
"증원 목적을 명확히 하고, 모든 증원 인원에 지역의사제를 적용해 필수·공공의료 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에는 법적 근거를 갖춘 수급 추계위원회가 구성됐고 의료계 과반 참여 아래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했다. 보정심도 7차례 회의를 거쳐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