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준 우리나라 암 유병자는 273만2906명으로, 국민 19명당 1명꼴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암 진단 후 5년을 넘겨 생존한 환자는 62.1%에 달했다.
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암 부담도 빠르게 커지는 모양새다. 65세 이상 고령 암환자는 14만5452명으로 전체 신규 암환자의 50.4%를 차지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했다. 국가암등록통계는 '암관리법'에 따라 전국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암 발생과 생존, 유병 현황을 분석한 공식 통계로, 국가 암관리 정책 수립과 국제 비교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신규 암환자는 28만8613명으로 전년보다 7296명(2.5%) 증가했다. 남자는 15만1126명, 여자는 13만7487명이었다. 암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9년(10만1854명)과 비교하면 2.8배 늘었다.
반면 인구 구조 변화를 배제한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522.9명으로, 최근 수년간 큰 변동 없이 정체 상태를 보였다. 신규 암환자 증가가 인구 고령화의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성별 발생률은 남자 587.0명, 여자 488.9명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이 평생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 44.6%, 여자 38.2%로 추정됐다. 남자는 2명 중 1명, 여자는 3명 중 1명꼴이다.
암 발생 순위를 보면 남녀 전체에서는 갑상선암이 가장 많았고, 이어 폐암, 대장암, 유방암, 위암, 전립선암 순이었다. 특히 고령화 영향으로 전립선암이 남성 암 발생 1위로 올라섰다. 여성에서는 유방암이 가장 많았다.
65세 이상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폐암이었고, 전립선암, 위암, 대장암, 간암이 뒤를 이었다. 남성 고령층에서는 전립선암과 폐암이, 여성 고령층에서는 대장암과 폐암 비중이 컸다.
진단 시 조기에 발견되는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23년 전체 암 환자 가운데 국한 단계에서 진단된 비율은 51.8%로, 요약병기 통계가 시작된 2005년보다 6.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원격 전이 상태에서 발견된 환자 비율은 같은 기간 21.3%에서 18.8%로 낮아졌다. 국가암검진 대상인 위암과 유방암, 폐암에서 조기 진단 비율이 특히 큰 폭으로 개선됐다.
조기 진단 여부에 따른 생존율 격차는 여전히 컸다. 국한 단계에서 진단된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92.7%에 달했지만, 원격 전이 상태에서 진단된 환자의 생존율은 27.8%에 그쳤다.
암 생존율 역시 전반적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9~2023년에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3.7%로, 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5년 넘게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1~2005년(54.2%)과 비교해 19.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여성 생존율은 79.4%로 남자(68.2%)보다 높았다.
암종별로는 갑상선암(100.2%), 전립선암(96.9%), 유방암(94.7%)의 생존율이 높았고, 폐암(42.5%), 간암(40.4%), 췌장암(17.0%)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폐암과 위암, 간암은 지난 20여 년간 생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편 국제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높은 치료 성과를 보였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88.6명으로 주요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암 사망률은 64.3명으로 일본과 미국보다 낮았다. 높은 발생률 대비 낮은 사망률은 조기 검진과 치료 성과 개선의 결과로 평가된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번 통계는 조기검진과 치료 성과로 암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고령사회에 따른 암 부담 증가에 대응해 예방과 조기 진단 중심의 암관리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 유병자가 273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예방과 치료뿐 아니라 암 생존자 지원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