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의협회장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31일 "2026년은 무너진 의료체계를 다시 세울 골든타임인 만큼, 의료 정상화와 미래 의료 준비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의정사태로 붕괴된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최소 5~10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지금은 단 1분 1초도 허비할 수 없는 의료 정상화의 골든타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료계는 전대미문의 의정사태라는 긴 터널을 지나왔다"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다시 배움과 수련의 현장으로 복귀하면서 회복의 출발선에 섰지만, 의료체계 전반이 크게 훼손된 만큼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43대 집행부는 출범 이후 무너진 보건의료의 기틀을 바로 세우고, 젊은 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며 "단절됐던 정부·국회와의 소통을 복원하고, 언론과 사회 각계와의 신뢰 회복에도 힘써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회장은 최근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의료 정책들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관리급여 지정, 수급 불안정 의약품 문제, 한의사 엑스레이(X-ray) 사용 시도, 성급한 의대 신설 논의 등은 의료 정상화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이 같은 정책이 반복될 경우 제2의 의료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대책들이 저수가와 과도한 업무 부담, 반복되는 사법 리스크라는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제시되고 있다"며 "의료 인력을 억지로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의료인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인프라와 진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미래의료특별위원회를 통해 인공지능과 비대면 진료 확산 등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AI(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의료 안전 기준과 전문성 유지 체계를 확립하고,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통합돌봄 모델 정착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