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스웨덴 룬드대 연구진이 블루록 테라퓨틱스와 지난 2022년 파킨슨병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세포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네이처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2025년 제11차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를 열고 재생의료기관이 제출한 임상 연구 8건 가운데 3건을 '적합'으로 의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복지부는 나머지 5건 중 3건은 '부적합', 2건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적합 판정을 받은 연구 과제는 ▲회전근개 부분층 파열 환자 대상 동종 탯줄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 ▲무릎골관절염 환자 대상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연골세포 집합체(MIUChon) 투여 ▲소아·청소년 난치성 전신홍반루프스(SLE) 환자 대상 CD19 CAR-T 투여 등 총 3건이다.

첫 번째 연구 과제는 회전근개 부분층 파열 환자에게 수술 없이 주사로 투여하는 동종 탯줄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에 관한 고위험 임상 연구다. 해당 세포는 이미 대규모 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R-3-0013)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대조군을 설정하고 무작위 배정·이중맹검 방식으로 유효성을 평가한다.

두 번째 과제는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C) 유래 연골세포 집합체(MIUChon)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연구다. 소규모 선행 임상(R-3-0012)에서 단기 안전성을 확인한 뒤 진행되는 후속 연구로, 글로벌 기준의 안전성·통계 검증을 위해 연구 대상자를 확대하고 무작위·이중맹검·위약 대조군 설계를 적용했다.

세 번째 과제는 난치성 소아·청소년 전신 홍반 루푸스(SLE)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세포치료제 'CD19 카티(CAR-T)'를 투여하는 임상 연구다.

CAR-T 치료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변형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만든 치료법이다. 루푸스는 면역 체계가 신체 기관을 공격해 발생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CAR-T 치료제 투여 과정./국립암센터

CD19 CAR-T는 환자의 면역 T세포에 B세포 표면 항원 'CD19'를 인지하도록 설계된 유전자를 도입해 만든 세포다. 악성 B세포를 선택적으로 찾아 공격하는 원리다.

기존 CAR-T 치료는 주로 종양성 질환에 적용됐는데, 최근 글로벌에서 성인·소아·청소년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8월 성인 루푸스 환자 대상 CAR-T 임상이 처음 승인됐는데, 소아·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소아·청소년 발병 루푸스는 성인보다 중증도가 높고 주요 장기 침범 비율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승인이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 연구 모두 고위험 임상 연구에 해당해 '신속·병합 검토' 절차를 적용해, 제출 자료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심의위에 통보했다. 재생 의료기관은 식약처 승인 통보 후 임상 연구에 착수하게 된다.

김우기 첨단 재생의료 심의위원회 사무국장은 "암부터 근골격계, 희귀·난치 질환까지 다양한 중대 질환 연구를 심의했다"며 "환자에게 더욱 안전한 첨단 재생의료 접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성·유효성·윤리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치료 계획 수립을 돕기 위한 사전 상담을 운영 중인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