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집모기. /AP=연합뉴스

기후 변화로 모기 분포가 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열대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열대집모기(학명 Culexquinquefasciatus)가 국내에서 발견됐다고 3일 밝혔다. 열대집모기는 3급 법정 감염병인 웨스트나일열을 옮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제주에서 채집한 모기 가운데 열대집모기가 발견됐다. 열대집모기는 집모기류의 하나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모기인 빨간집모기(Culexpipiens)와 겉모습이 매우 비슷하지만 열대·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서식한다. 이전에는 국내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유전자 분석으로 채집한 모기가 열대집모기임을 확인했다. 조만간 결과를 학술지에 소개할 계획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제주는 국내 최남단 지역이자 태풍이 위치한 길목"이라면서 "기후 온난화로 모기 서식 환경이 조성된 것인지 태풍으로 일시적으로 날아온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열대집모기가 옮기는 웨스트나일열은 발열과 뇌염, 뇌수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환자 절반은 피부에 발진이 생긴다. 유럽 19국에서 지난해 웨스트나일열 환자 1400여 명이 발생해 125명이 숨졌다.

질병청은 열대집모기가 국내에서 발견됐다고 웨스트나일열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2012년 아프리카 기니에서 감염돼 입국한 사례 1건을 제외하고 아직 국내에서 웨스트나일열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