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수면은 건강과 직결된다. 잠을 하루만 못 자도 다음 날 정신이 혼미하고 주의력이 떨어진다. 운전하다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일련의 과정이 뇌 청소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라 루이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전기공학·컴퓨터과학과 교수 연구진은 "수면 부족과 집중력 저하는 뇌척수액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에 29일(현지 시각) 밝혔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액체이다. 잠자는 동안 우리 몸은 뇌척수액을 이용해서 뇌에 쌓인 노폐물을 청소한다. MIT 연구진은 잠이 부족하면 낮에 뒤늦게 뇌를 청소하고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9~40세 26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들은 먼저 밤에 충분히 수면을 취했다. 며칠 뒤 밤새 깨어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눈꺼풀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안경을 착용했다. 참가자들이 2초 이상 눈을 감으면 연구진이 깨웠다. 참가자들이 비몽사몽(非夢似夢) 상태로 정신이 어렴풋해지면 같이 대화하거나 가볍게 산책을 했다.

참가자들은 다음 날 아침 주의력 시험을 치렀다. 특정 소리가 들리거나 화면 모양이 변하면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이 밤에 잠들지 못하면 소리와 화면에 집중하지 못하고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못했다.

참가자들은 동시에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분석했다. 뇌의 특정 영역이 작동하면 그쪽으로 피가 몰린다. fMIR는 뇌 영상에서 해당 영역을 불이 켜진 것처럼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집중력이 떨어질 때 뇌척수액이 뇌 기저부로 빠져나가며 노폐물을 제거했다. 집중력이 회복될 때는 뇌척수액이 유입됐다.

연구진은 "밤에 잠들지 못하면 뇌척수액이 다음 날 깨어있을 때 뇌를 청소하고, 그만큼 주의력이 결핍된다"며 "뇌척수액과 신체 변화가 긴밀하게 조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Nature Neuroscience(2025), DOI : https://doi.org/10.1038/s41593-025-020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