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심정지 환자도 장기를 기증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가족이나 지인의 생체 장기나 뇌기능이 멈췄지만 심장은 뛰는 뇌사자만 장기를 기증할 수 있다. 심정지 환자의 장기 기증이 가능해지면 만성적인 이식용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순환 정지 후 심정지 환자의 장기 기증을 도입하는 내용의 2026~2030년 제1차 장기 등 기증 및 이식에 관한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사전 동의를 받은 순환 정지 환자에 대해 심폐 소생술을 하지 않고 5분간 기다린 뒤 혈액 순환이 멈추면 장기를 적출해 기증하는 것이다.
고령화로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장기 기증은 크게 부족하다. 지난해 뇌사 기증자는 397명이지만 장기 이식 대기자는 5만4789명이다. 대기 중 사망자는 하루 평균 8.5명이다. 전체 장기 이식 평균 대기 기간은 4년으로 신장 이식은 7년 9개월에 달한다.
해외에서는 심정지 장기 기증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전체 장기 기증의 절반이 순환 정지 후 장기 기증이다. 복지부는 연명 의료를 중단하고 심장사한 기증 희망자가 장기를 기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기이식법과 연명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임종 직후 수술 체계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인체 조직 기증은 장기보다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화상과 폭발 사고 환자, 암을 치료하고 조직을 재건하는 데 인체 조직이 필수지만 기증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망자나 뇌사자 가운데 인체 기증자는 연간 150명 안팎이다.
인체 조직의 80% 이상은 해외 기증자에게서 수입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주요 병원 인체 조직 은행이 운영난으로 폐업하며 국내 인체 조직 공급이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병원 인체 조직 은행에 대해 지원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장기 기증 희망 등록 기관도 현재 462곳에서 2030년 904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기증 희망 등록 기관은 살아있을 때 사후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등록하는 기관이다. 또 장기 기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기증자에 대한 '기억의 벽' 현판을 장기 이식 의료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로비에 설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