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음식에 노출되는 명절에는 발열, 복통, 구토 등 소화기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잦다. 평소보다 과식, 과음하는 것도 소화 불량, 역류성 식도염,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 등 위장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명절엔 음식을 평소보다 많은 양으로 조리하고 길게 보관해 식중독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의사들은 명절 식탁 안전을 위해 개인 위생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특히 식사 전·후, 화장실 이용 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 위생을 지켜야 한다. 명절 음식 마련도 식품 위생에 맞춰 진행할 필요도 있다. 음식물이 목에 걸려 호흡이 곤란할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미리 알아 두는 게 좋다.
◇육류·해산물 분리해 식기 사용
명절 음식을 하기 위해 식재료를 준비할 때 신선도 유지를 위해 장을 보는 순서도 맞춰야 한다. 상온 보관 식품부터 사고, 냉장 식품과 육류, 어패류 순으로 장을 보는 것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교차 오염으로 인한 식중독 예방을 위해 달걀과 생고기를 채소·과일 등과 직접 닿지 않도록 분리해야 한다. 조리 과정에서 도마와 칼을 육류·해산물·채소용으로 구분해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열탕 소독이나 세제를 이용해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또 냉동 식품을 해동한 뒤 다시 냉동하거나 해동해서 물에 담근 채 오래 방치하는 것도 식중독균을 증식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어패류나 해산물을 먹을 때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섭씨 영하 20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살아남아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도 지난 2월 감염 환자가 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윤진구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 시 갑작스러운 구토, 묽은 설사, 복통,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구토와 설사가 심한 경우엔 수액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지사제는 바이러스 배출을 막아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어 가급적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된 후 단기간 내 재감염될 수도 있다. 감염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최대 2주간 대변을 통해 배출될 수 있어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아이들 장난치며 꿀꺽…응급 상황 주의
들뜨거나 소란스러운 분위기에서 어린아이가 장난을 치며 송편 같은 음식을 먹거나 이물질을 입에 넣어 목에 걸리는 응급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아이에게 음식은 잘게 썰어 천천히 먹이며, 아이가 움직이거나 웃으며 먹지 않도록 지도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음식이나 다른 이물질이 아이 목에 걸렸을 때는 신속하게 기도를 확보하는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자신이 숙지하지 못했거나 불안하다면 서둘러 119에 연락해 지시에 따라야 한다.
배우리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 응급의학과 교수 설명에 따르면, 1세 미만 영아는 아이 얼굴이 아래로 가도록 팔에 엎드리게 하고 손바닥으로 어깨뼈 사이를 5회 두드려야 한다. 이후 아이를 바로 누인 후 양쪽 젖꼭지 선보다 약간 아래 부위를 두 손가락으로 5회 빠르고 강하게 눌러준다. 이 두 동작을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1세 이상 소아가 말할 수 없거나 숨을 쉬지 못하면 하임리히법(복부 밀어올리기)을 한다. 환자 등 뒤에 서서 한쪽 주먹을 쥐고 그 위에 다른 손을 얹어 배꼽과 갈비뼈 사이에 대고 아래에서 위로 강하게 밀어 올리는데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환자 등을 앞으로 숙이게 해 등을 두드리는 방법도 병행할 수 있다. 아이 입속 이물질이 보일 때만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빼내고, 보이지 않으면 억지로 꺼내지 않는 게 좋다.